[씨줄날줄] 서울의 하루/육철수 논설위원

[씨줄날줄] 서울의 하루/육철수 논설위원

입력 2005-03-10 00:00
수정 200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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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길이는 해뜨는 시각부터 이튿날 해뜰 무렵까지의 낮과 밤일 것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자정부터 이튿날 자정까지 24시간이다. 세계 연인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명우(名優) 그레고리 펙(신문기자역)과 오드리 헵번(공주역)은 하루 동안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의 만리장성을 쌓았다. 케사르와 나폴레옹은 하루 만에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니 ‘하루’는 역사상이나 개인적으로나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2005년 3월 9일 서울에선 오전 6시53분에 해가 떴다.10일 아침에는 6시51분에 일출이 있었다. 서울이 워낙 넓어 곳에 따라 다르겠으나, 이는 서울의 일출·일몰 체크포인트인 동경 126도 58분, 북위 37도 33분 지점(서대문구 아현동 부근)을 기준으로 측정한 것이다. 이 하루 밤낮 사이에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1000만 개의 인생’이 모여사는 곳이니까 겉은 그대로되 속으로는 온갖 변화무쌍한 일들이 벌어졌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마침 서울의 평균적인 하루를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의 하루’(2003년 기준)를 보면 서울에서는 하루에 274명의 새 생명이 태어나고 103명이 하늘나라로 떠난다.199쌍이 새 가정을 꾸리며 89쌍의 부부가 갈라선다.1049건의 범죄가 발생해 시민을 불안케 하기도 한다. 소 990마리와 돼지 1만 917마리가 서울시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생로병사(生老病死)와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인간사에만 있는 줄로 알았더니, 서울도 이렇게 생명이 살아 숨쉬듯 생동감 넘치는 도시라는 걸 새삼 실감한다.

서울의 위용과 면면을 훑어 보면서 가슴아픈 게 있다면 10년 전(1993년 기준)보다 신생아의 출생이 하루에 217명이나 더 줄고, 이혼부부는 52쌍이나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2명에서 1.4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서울의 인구는 조선조 세종 10년(1428년)에 11만명이었는데 지금은 100배 불어난 1028만명이다. 로마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서울도 600년간 풍상을 견뎌 오늘에 이른 것이다. 세계의 중심도시로 우뚝 선 서울이 미래에는 어떤 ‘얼굴’로 변모해 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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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차인영 서울시의원 “청년 임차보증금 이자지원, 대출 추천 이후 실제 이용까지 확인해야”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5-03-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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