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연말정산/육철수 논설위원

[길섶에서]연말정산/육철수 논설위원

입력 2004-12-20 00:00
수정 2004-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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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후배는 얼굴도 잘 생겼지만 입담이 얼마나 좋은지 주변 사람들을 곧잘 즐겁게 해준다. 그가 미국 유학시절 겪은 일화 한토막.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 TV 화면만 매일 쳐다봤더니 무척 답답했단다. 그런데 어느날 코미디 프로를 봤는데 자기도 모르게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는데….

내용인 즉 이랬다. 온 몸이 근육으로 단련된 우람한 프로레슬러가 물을 흠뻑 적신 행주를 손으로 짜는데 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다음엔 헤비급 복싱선수가 그 행주를 이어받아 짰는데 물이 약간 흘렀다. 또 그 다음엔 건장한 유도선수가 이어받아 짰는데 물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요 다음 얘기가 걸작. 키가 작고 깡마른 사람이 나와 물기가 거의 없는 그 행주를 다시 짰는데 신통하게도 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미국 국세청(IRS) 직원이었다….

잘 사는 미국도 세무서 직원을 이런 식으로 풍자하는 걸 보면 세금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 비슷한 것 같다. 연말정산 시즌이다. 마른 행주도 짜면 물이 나오게 하는 ‘무서운’ 세무공무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다. 엉터리 정산으로 부정환급 받을 생각일랑 아예 접는 게 좋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4-12-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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