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국가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유행이다. 원칙적으로 자유무역의 확대는 쌍무주의보다 다자주의에 의해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자주의는 하나의 협상으로 모든 나라와의 교역관계를 규정하므로 규정이 단순하며, 또 우리나라와 같이 협상력이 높지 않은 나라가 여러 국가와 결합하여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관련국가가 많아 협상의 신속성이 없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이에 비해 쌍무주의인 FTA는 협상을 신속히 진행할 수는 있으나, 협정 당사국 이외의 나라와는 차별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 무역의 방향이 전환되는 문제를 지닐 뿐 아니라 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러 나라와 개별적으로 전부 새로이 협정을 체결해야 하므로 오히려 협정이 복잡해지고 결국 많은 법률전문가들의 일자리만 늘리게 하는 문제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개별국가들 사이에 FTA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WTO의 다자간 협상의 지연에서 오는 불만족을 해소하고, 또 다른 나라가 FTA를 먼저 체결하게 될 때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험을 회피하며, 또한 FTA를 통해 해외투자유치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깊은 교역관계를 지니고 있는 많은 국가들, 예컨대 미국, 일본, 중국, 아시아 제국가들이 우리나라와의 FTA의 체결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이를 등한시한다면 다른 나라들 사이의 FTA에 의해 우리나라의 대외관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수많은 나라와의 FTA의 체결은 그 자체가 수많은 규칙과 차별을 초래하므로 그 이득과 손실을 철저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동시 다발적으로 많은 국가들과 FTA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할지라도 우선순위와 전략을 설정해 놓고 FTA의 체결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우선 일본과의 FTA는 그것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학자들의 계산에 의하면 일본과 자유무역을 하면 우리나라의 무역적자는 오히려 더 확대되고, 경제성장률도 약간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의 관세율은 낮은 수준에 있어 더 이상 낮출 수 없으며, 우리나라의 관세율만 크게 낮추어야 하므로 대일 수출은 증가하지 않고 대일 수입만 크게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추진하자는 것은 이를 통해 일본의 투자를 유치하여 기술을 전수받아 장기적으로 이득을 누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의 규모성을 요구하는 첨단산업들이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시장을 상대로 투자기회를 찾아 올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아직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의 부품 및 소재 산업이 더욱 위축될 것이며, 우리 경제가 중간재와 관련해서 더욱 일본 의존적이 될 위험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이 고착화될 경우 중국과의 관계에서 기술의 우월성을 확보해 나갈 수도 없게 될 것이다.
다행히 최근 중국이 FTA에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중국과의 자유무역은 앞으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겠지만,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보다 큰 시장을 얻게 될 뿐 아니라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최상의 경우는 한·중·일 삼국간의 자유무역체제를 구축하는 것이고,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미국과의 FTA도 큰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다. 경제외적 이득은 차치하고, 미국의 시장이 방대하며 또 미국경제와 우리 경제의 보완관계가 지대하기 때문이다,
FTA는 무조건 많이 체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먼저 우선순위와 전략을 확립하는 일이 절실하다.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이에 비해 쌍무주의인 FTA는 협상을 신속히 진행할 수는 있으나, 협정 당사국 이외의 나라와는 차별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 무역의 방향이 전환되는 문제를 지닐 뿐 아니라 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러 나라와 개별적으로 전부 새로이 협정을 체결해야 하므로 오히려 협정이 복잡해지고 결국 많은 법률전문가들의 일자리만 늘리게 하는 문제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개별국가들 사이에 FTA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WTO의 다자간 협상의 지연에서 오는 불만족을 해소하고, 또 다른 나라가 FTA를 먼저 체결하게 될 때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험을 회피하며, 또한 FTA를 통해 해외투자유치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깊은 교역관계를 지니고 있는 많은 국가들, 예컨대 미국, 일본, 중국, 아시아 제국가들이 우리나라와의 FTA의 체결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이를 등한시한다면 다른 나라들 사이의 FTA에 의해 우리나라의 대외관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수많은 나라와의 FTA의 체결은 그 자체가 수많은 규칙과 차별을 초래하므로 그 이득과 손실을 철저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동시 다발적으로 많은 국가들과 FTA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할지라도 우선순위와 전략을 설정해 놓고 FTA의 체결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우선 일본과의 FTA는 그것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학자들의 계산에 의하면 일본과 자유무역을 하면 우리나라의 무역적자는 오히려 더 확대되고, 경제성장률도 약간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의 관세율은 낮은 수준에 있어 더 이상 낮출 수 없으며, 우리나라의 관세율만 크게 낮추어야 하므로 대일 수출은 증가하지 않고 대일 수입만 크게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추진하자는 것은 이를 통해 일본의 투자를 유치하여 기술을 전수받아 장기적으로 이득을 누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의 규모성을 요구하는 첨단산업들이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시장을 상대로 투자기회를 찾아 올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아직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의 부품 및 소재 산업이 더욱 위축될 것이며, 우리 경제가 중간재와 관련해서 더욱 일본 의존적이 될 위험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이 고착화될 경우 중국과의 관계에서 기술의 우월성을 확보해 나갈 수도 없게 될 것이다.
다행히 최근 중국이 FTA에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중국과의 자유무역은 앞으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겠지만,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보다 큰 시장을 얻게 될 뿐 아니라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최상의 경우는 한·중·일 삼국간의 자유무역체제를 구축하는 것이고,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미국과의 FTA도 큰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다. 경제외적 이득은 차치하고, 미국의 시장이 방대하며 또 미국경제와 우리 경제의 보완관계가 지대하기 때문이다,
FTA는 무조건 많이 체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먼저 우선순위와 전략을 확립하는 일이 절실하다.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2004-11-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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