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에 귀향활동을 벌인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지역민들이 경제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한 정치인은 시민들이 “제발 좀 먹고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고,다른 정치인은 “첫째도 경제,둘째도 경제,셋째도 경제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정치인들의 이런 말을 들으면 ‘이제야 이런 민심을 알았나.’싶어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언제까지 이런 민심을 기억할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시민들이 먹고살게 해달라는 것은 한마디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이다.지금이 1960년대 새마을운동 시절도 아닌데 먹고사는 타령이 나오는 것은 정말 한심한 일이다.바깥 세계는 경제호황을 맞고 있다는데 우리는 거꾸로 먹고사는 걱정을 할 지경으로 전락했다.민생이 어렵고,실업률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기업은 투자의욕을 버렸고,소비마저 얼어붙은 상황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경제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도리가 없다.설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복합적인 문제의 원인이 딱 어디라고 꼽을 수는 없을 것이다.그렇지만 현재의 경제불황과 무기력,의욕상실에 대해서는 보통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마디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IMF사태도 슬기롭게 극복한 마당에 왜 또다시 먹고사는 문제가 불거졌을까.정부의 경제정책 때문인가,국제환경 때문인가,기업 때문인가,노조 때문인가,정치 때문인가,국민성 때문인가.적확한 진단은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생각뿐 아니라 말도 그렇게 한다.오죽하면 모임에서 정치 얘기나,특정 정치인 얘기를 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우스개까지 나왔을까.
정치인들이 추석민심을 전한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싸움질부터 먼저 한다.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을 놓고 장외투쟁으로 협박하고,열린우리당은 밀어붙이기로 맞서고 있다.17대 국회 출범당시 유권자들의 요구는 ‘돈 먹지 말고,싸우지 말고,일 좀 하라.’는 것이었다.그러나 외견상 돈 먹는 것만 나아졌을 뿐,싸우면서 일 안 하는 것은 여전하다.싸울 일이 국보법밖에 없다면 걱정거리도 안 된다.행정수도,과거사 문제 등 도처에 지뢰밭이다.지금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고 며칠 있으면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나라 팔아먹는 것만이 매국이 아니다.민생을 팽개치고 당파싸움에만 몰두하는 것도 매국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시민들이 먹고살게 해달라는 것은 한마디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이다.지금이 1960년대 새마을운동 시절도 아닌데 먹고사는 타령이 나오는 것은 정말 한심한 일이다.바깥 세계는 경제호황을 맞고 있다는데 우리는 거꾸로 먹고사는 걱정을 할 지경으로 전락했다.민생이 어렵고,실업률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기업은 투자의욕을 버렸고,소비마저 얼어붙은 상황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경제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도리가 없다.설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복합적인 문제의 원인이 딱 어디라고 꼽을 수는 없을 것이다.그렇지만 현재의 경제불황과 무기력,의욕상실에 대해서는 보통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마디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IMF사태도 슬기롭게 극복한 마당에 왜 또다시 먹고사는 문제가 불거졌을까.정부의 경제정책 때문인가,국제환경 때문인가,기업 때문인가,노조 때문인가,정치 때문인가,국민성 때문인가.적확한 진단은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생각뿐 아니라 말도 그렇게 한다.오죽하면 모임에서 정치 얘기나,특정 정치인 얘기를 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우스개까지 나왔을까.
정치인들이 추석민심을 전한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싸움질부터 먼저 한다.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을 놓고 장외투쟁으로 협박하고,열린우리당은 밀어붙이기로 맞서고 있다.17대 국회 출범당시 유권자들의 요구는 ‘돈 먹지 말고,싸우지 말고,일 좀 하라.’는 것이었다.그러나 외견상 돈 먹는 것만 나아졌을 뿐,싸우면서 일 안 하는 것은 여전하다.싸울 일이 국보법밖에 없다면 걱정거리도 안 된다.행정수도,과거사 문제 등 도처에 지뢰밭이다.지금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고 며칠 있으면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나라 팔아먹는 것만이 매국이 아니다.민생을 팽개치고 당파싸움에만 몰두하는 것도 매국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2004-10-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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