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단체에 납치된 기자 2명이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는 2일 2004년도 신학기가 시작됐다.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았던 이번 새학기와 이라크 사태가 연관지어진 것은 다름아닌 ‘히잡(이슬람 여성들의 머릿수건)’ 때문이다.지난달 20일 라디오프랑스 국제방송(RFI)의 크리스티앙 세스노(37) 특파원과 르 피가로의 조르주 말브뤼노(41) 특파원을 납치한 ‘이라크 이슬람군’은 28일 카타르 위성방송 알 자지라를 통해 인질들의 석방조건으로 프랑스 학교에서 이슬람 머릿수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철회할 것을 프랑스 정부에 요구했다.
프랑스의 모든 공립 중·고등학교에서는 지난 3월 제정작업이 마무리된 정·교분리에 관한 법에 따라 이번 학기부터 이슬람 머릿수건을 포함한 모든 종교적 상징물의 착용이 금지된다.
프랑스가 공화국 정신의 핵심인 정·교분리 원칙의 연장선상에서 제정한 이 법은 히잡뿐 아니라 유대교 모자,커다란 기독교 십자가 등 모든 종교 상징물의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법 제정의 실질적 목적이 이슬람 여성들의 머릿수건 착용을 금지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프랑스내 이슬람 단체와 모슬렘들로부터 명백한 특정 종교탄압이라고 반발을 샀다.
또한 해묵은 머릿수건 논쟁을 잠재우기보다는 이슬람교와 기독교 사회간의 갈등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역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강행한 이유는 프랑스 거주 모슬렘들을 프랑스 사회로 완전 통합시키고 인종·종교 차이로 인한 사회불안과 분란의 소지를 없애버리기 위해서였다.이 법은 여·야는 물론 상·하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제정됐으나,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결국 죄 없는 기자 2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연결됐다.
세스노 기자와 말브뤼노 기자는 미국주도의 이라크전 반대의 선봉에 섰던 나라 프랑스가 국적이다.특히 이들은 누구보다도 외세에 짓밟혀 고통받는 이라크인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3년 전 요르단 암만에서 만나 알게 된 두 기자는 이라크전 현장을 줄곧 함께 뛰었으며 얼마전에는 ‘사담 후세인의 초상’이라는 제목의 책을 공동 저술하기도 했다.이들은 이 책을 이라크인들에게 바쳤다.
납치단체가 ‘이성’을 찾는다면 이들을 석방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그러나 이라크전은 이미 시작부터 비이성적이었으며,현 상황 또한 더욱 비이성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게 이번 사태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대목이다.
함혜리 파리특파원 lotus@seoul.co.kr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았던 이번 새학기와 이라크 사태가 연관지어진 것은 다름아닌 ‘히잡(이슬람 여성들의 머릿수건)’ 때문이다.지난달 20일 라디오프랑스 국제방송(RFI)의 크리스티앙 세스노(37) 특파원과 르 피가로의 조르주 말브뤼노(41) 특파원을 납치한 ‘이라크 이슬람군’은 28일 카타르 위성방송 알 자지라를 통해 인질들의 석방조건으로 프랑스 학교에서 이슬람 머릿수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철회할 것을 프랑스 정부에 요구했다.
프랑스의 모든 공립 중·고등학교에서는 지난 3월 제정작업이 마무리된 정·교분리에 관한 법에 따라 이번 학기부터 이슬람 머릿수건을 포함한 모든 종교적 상징물의 착용이 금지된다.
프랑스가 공화국 정신의 핵심인 정·교분리 원칙의 연장선상에서 제정한 이 법은 히잡뿐 아니라 유대교 모자,커다란 기독교 십자가 등 모든 종교 상징물의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법 제정의 실질적 목적이 이슬람 여성들의 머릿수건 착용을 금지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프랑스내 이슬람 단체와 모슬렘들로부터 명백한 특정 종교탄압이라고 반발을 샀다.
또한 해묵은 머릿수건 논쟁을 잠재우기보다는 이슬람교와 기독교 사회간의 갈등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역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강행한 이유는 프랑스 거주 모슬렘들을 프랑스 사회로 완전 통합시키고 인종·종교 차이로 인한 사회불안과 분란의 소지를 없애버리기 위해서였다.이 법은 여·야는 물론 상·하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제정됐으나,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결국 죄 없는 기자 2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연결됐다.
세스노 기자와 말브뤼노 기자는 미국주도의 이라크전 반대의 선봉에 섰던 나라 프랑스가 국적이다.특히 이들은 누구보다도 외세에 짓밟혀 고통받는 이라크인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3년 전 요르단 암만에서 만나 알게 된 두 기자는 이라크전 현장을 줄곧 함께 뛰었으며 얼마전에는 ‘사담 후세인의 초상’이라는 제목의 책을 공동 저술하기도 했다.이들은 이 책을 이라크인들에게 바쳤다.
납치단체가 ‘이성’을 찾는다면 이들을 석방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그러나 이라크전은 이미 시작부터 비이성적이었으며,현 상황 또한 더욱 비이성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게 이번 사태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대목이다.
함혜리 파리특파원 lotus@seoul.co.kr
2004-09-03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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