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공의 敵 ‘전기 흡혈귀’/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기고] 공공의 敵 ‘전기 흡혈귀’/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입력 2004-08-14 00:00
수정 2004-08-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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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ℓ당 50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유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우리는 지난 1973년 제1차 오일쇼크와 79년 제2차 오일쇼크 등 두차례의 석유파동 때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7%가 넘는 현실에서 고유가가 야기하는 물가 급등과 스태그플레이션,무역수지 적자,마이너스 성장 등 경제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고유가 상황을 극복하려면 에너지절약과 이용효율 개선은 필연적이다.더욱이 소중한 외화로 사들인 에너지가 사용되지 않고 기기의 동작과 무관하게 낭비되는 대기전력(Standby Power)문제는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 과제다.

‘전기 흡혈귀’(Power Vampire)라고 불리는 대기전력 소모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TV·VCR·오디오·DVD플레이어·셋톱박스·전자레인지·휴대전화 충전기 등은 기기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시간보다,전원에는 연결되어 있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대기 상태에서 흘려보내는 전력이 더 많은 제품들이다.

가정에서 전자레인지를 하루 24시간 가운데 얼마나 사용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국내 전자기기 평균 대기전력은 3.66W로 가구당 연간 306(가정 전력소비량의 11%)에 이르며,이는 국가 총전력소비량의 1.7%에 해당되는 것으로 매년 5000억원(4600GWh)을 낭비하고 있다.지금 이 순간에도 3억원대의 전자기기가 쉬지 않고 대기전력을 소모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우리 공단도 대기전력 감소를 위해 지난 20년간 ‘플러그 뽑기’홍보활동을 전개하여 왔다.하지만 계도에는 한계가 있어 더욱 근원적인 대기전력 저감대책을 시행할 때가 온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최근 들어 대부분의 기기가 대기 상태에서도 일정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발돼 있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제품이 대기전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추세인 만큼 대기전력 문제는 계도 차원이 아니라 기술적 솔루션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아울러 일관된 대기전력 저감정책 실행과 소비자운동을 통해 이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2010년까지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자제품의 대기전력을 1W이하로 낮추기 위한 장기 국가프로젝트인 ‘대기전력 1W 프로그램’을 추진하려고 한다.금년 중으로 대기전력 절감로드맵인 ‘스탠바이 코리아(Standby Korea)2010’을 정하고 관련업계의 기술수준과 시책 적응기간 등을 감안하여 기기별·단계별 달성 수준을 마스터플랜에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로드맵 구축을 자문하는 ‘대기전력 1W 프로그램 추진위원회’가 정부·소비자단체·전자업체 등 22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5월 구성되어 활동 중이다.

‘대기전력 1W 프로그램’은 정부와 전자업체의 연결 프로그램인 에너지절약 마크제도를 중심축으로 소비자운동·기술개발·국제표준화 등을 연계해 2010년 모든 전자기기의 1W 달성을 목표로 한다.1W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자 1W 이하 제품 구매운동 등 소비자운동을 지원하고,대기전력 저감 기술개발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1W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현행 국내 대기전력의 70%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미국,유럽연합(EU)등 주요 선진국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절전 기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등 가정용 전자제품의 대기전력 규제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대기전력 1W 프로그램 추진은 국내 에너지절약과 우리 전자업체들의 절전기술 개발을 통한 수출경쟁력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2004-08-14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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