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조급증/오풍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조급증/오풍연 논설위원

입력 2004-08-04 00:00
수정 2004-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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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에겐 ‘빨리’라는 말이 입에 붙어 있다.택시를 잡아타도 “빨리 갑시다.”라는 말이 먼저 튀어 나온다.서두를 일이 아닌데도 입버릇처럼 됐다.집안에서는 하루종일 수십번도 더 듣는다.“빨리 일어나라.”“빨리 밥 먹어라.”“빨리 학교에 가라.”“빨리 공부해라.”“빨리 불 끄고 자라.” 이쯤되면 ‘빨리’ 노이로제에 걸릴 법도 하다.

외국인이 지적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적인 기질은 ‘조급증’이다.매사에 그렇다.특히 순서를 못 기다린다.기다리면 손해를 볼 것이라는 피해의식 때문일까.사람들이 미처 내리기 전 전철이나 엘리베이터를 비집고 올라타는 것은 예삿일이다.차량이 수㎞ 줄지어 서 있는데 끼어들기를 하는 얌체족도 많다.유턴 신호에서는 서둘러 돌리려다가 뒤엉키기 일쑤다.기초질서부터 잘 지켜나가는 작은 실천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것을 망각한 처사다.

영어 속담에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라는 말이 있다.“느려도 꾸준히 하면 경주에서 이긴다.”는 뜻이다.지금 우리에겐 이보다 더 절실한 말이 없을 것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4-08-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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