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임종/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임종/이목희 논설위원

입력 2004-06-24 00:00
수정 2004-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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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게 지내던 사람의 장인이 돌아가셨다.아들과 딸을 둔 분이었다.딸은 임종을 했는데,아들은 그 자리에 없었다.약을 드시다가 기도가 막혀 유언도 못하셨다.

숨을 거둔 직후 딸이 눈을 감겨드렸다고 한다.곧 달려온 아들에게 병원에서 시신을 보여드렸는데 다시 눈을 뜨고 계셨다는 것이다.“마지막으로 아들이 보고 싶어서 그러셨나….” 임종못한 아들은 힘들어 했다.

지난해 가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낮에 전화로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한 지 몇시간 안돼 “갑자기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하던 일을 대충 정리하고 병원에 도착하니 벌써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계셨다.

그때만 해도 의식이 있어 손짓으로 가라고 했다.생전의 어머니는 “바쁘면 안 와도 된다.”고 말씀하곤 했다.일을 핑계로 자주 안 찾아뵈니까,미안해할까봐 미리 그러신 것이다.

다음날 아침 어머니는 세상을 뜨셨다.밤새 지키다가 의사가 “얼마동안은 버티겠다.”고 말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였다.곁에 없어도 괜찮다는 손짓이 유언이 된 셈이다.후회가 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4-06-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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