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기침 한번 크게 하고 모년 모월 치러질 대학입시 모의 논술문제를 제출한다.험험.‘패러디의 진화와 정치의 비극에 대해서 논하라.’
문제를 받아든 수험생들은 경악한다.‘졸라’ 어렵다.패러디 하나 이야기 풀어나가는 것도 힘이 부치는데,정치의 비극까지 쓰라니.여기저기 불평이 난무하는데 전날 공부 안 하고 이 정당 저 정당 사이트 들락거린 ‘건달이’는 거침없이 써 내려간다.본 것만 다 쓰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정치 패러디 사이트에서 본 것도 무궁무진하다.‘정치본색’,‘내 이름은 무법자 노란 돼지’,‘실성도’,‘레이디 박 대안론’,‘대선자객’시리즈….이상은 가상현실이니 혼돈없기 바란다.
정말이지,우리나라는 사이버 선진국답다.사이버 공간의 패러디 기술이 놀랍도록 발전했다.화면이 화끈하고 다양한 건 물론이고 스토리가 전개되는가 하면 음향효과 만점의 배경음악까지 깔렸다.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했던가.한 정당의 패러디 방에는 네티즌들이 점수를 매기게 돼 있다.시간이 바쁘면 점수 높은 것들만 골라서 봐도 된다.재미있는 패러디만 모아놓은 친절한 사이트도 있다.죽여 준다.
패러디의 기원이 그리스에 미친다고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지원사격을 받으면서 음악 영화 광고 등 패러디가 스며들지 않는 곳이 없다.사이버 공간도 예외가 아니어서 패러디 전문 사이트가 오래 전부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 이문열씨가 말했던가.우리 사회의 네거티브 풍조가 패러디의 번성으로 나타났다고.찬찬히 들여다보니 이씨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풍자와 비판,유머가 번득이는 일방 웬 욕설이 그렇게 많은지.정치 패러디들 상당수는 인신공격적이고 편파적이다.그리고 잔인하다.그래서 청소년이 보면 오히려 정치에 대한 이해를 방해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런데 ‘졸라’ 웃기는 건 전문 사이트뿐 아니라 정당들마저 패러디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근거없는 후보 비방,흑색선전 등을 막기 위해 인터넷 실명제를 법제화하겠다는 정당들이 패러디를 빌려 비방과 욕설의 대열에 훌쩍 뛰어든 것이다.공당의 말과 행동이 이토록 다르니 정치의 비극이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아니 정치에 이용당하는 패러디의 비극이라고 해야 할까.골치 아픈데 패러디 한편 보고나서 생각해야겠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문제를 받아든 수험생들은 경악한다.‘졸라’ 어렵다.패러디 하나 이야기 풀어나가는 것도 힘이 부치는데,정치의 비극까지 쓰라니.여기저기 불평이 난무하는데 전날 공부 안 하고 이 정당 저 정당 사이트 들락거린 ‘건달이’는 거침없이 써 내려간다.본 것만 다 쓰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정치 패러디 사이트에서 본 것도 무궁무진하다.‘정치본색’,‘내 이름은 무법자 노란 돼지’,‘실성도’,‘레이디 박 대안론’,‘대선자객’시리즈….이상은 가상현실이니 혼돈없기 바란다.
정말이지,우리나라는 사이버 선진국답다.사이버 공간의 패러디 기술이 놀랍도록 발전했다.화면이 화끈하고 다양한 건 물론이고 스토리가 전개되는가 하면 음향효과 만점의 배경음악까지 깔렸다.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했던가.한 정당의 패러디 방에는 네티즌들이 점수를 매기게 돼 있다.시간이 바쁘면 점수 높은 것들만 골라서 봐도 된다.재미있는 패러디만 모아놓은 친절한 사이트도 있다.죽여 준다.
패러디의 기원이 그리스에 미친다고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지원사격을 받으면서 음악 영화 광고 등 패러디가 스며들지 않는 곳이 없다.사이버 공간도 예외가 아니어서 패러디 전문 사이트가 오래 전부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 이문열씨가 말했던가.우리 사회의 네거티브 풍조가 패러디의 번성으로 나타났다고.찬찬히 들여다보니 이씨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풍자와 비판,유머가 번득이는 일방 웬 욕설이 그렇게 많은지.정치 패러디들 상당수는 인신공격적이고 편파적이다.그리고 잔인하다.그래서 청소년이 보면 오히려 정치에 대한 이해를 방해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런데 ‘졸라’ 웃기는 건 전문 사이트뿐 아니라 정당들마저 패러디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근거없는 후보 비방,흑색선전 등을 막기 위해 인터넷 실명제를 법제화하겠다는 정당들이 패러디를 빌려 비방과 욕설의 대열에 훌쩍 뛰어든 것이다.공당의 말과 행동이 이토록 다르니 정치의 비극이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아니 정치에 이용당하는 패러디의 비극이라고 해야 할까.골치 아픈데 패러디 한편 보고나서 생각해야겠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2004-02-2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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