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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 드론 배송해보니… 주민들 “배 다닐때 말고 배편 끊길때 치킨 배달해줍서”

가파도 드론 배송해보니… 주민들 “배 다닐때 말고 배편 끊길때 치킨 배달해줍서”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3-25 10:50
업데이트 2024-03-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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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11월 가파도 드론배달서비스 시범운영 기간에 실제  생필품과 치킨(오른쪽)을 드론으로 배송하기 위해 물건을 싣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11월 가파도 드론배달서비스 시범운영 기간에 실제 생필품과 치킨(오른쪽)을 드론으로 배송하기 위해 물건을 싣고 있다. 제주도 제공
“배 다닐 때 말고 배편 끊기민 드론으로 치킨 배달해줍서게(배 다닐 때가 아닌 배편 끊길때 드론으로 치킨 배달해주세요).”

제주특별자치도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9~11월 석달간 서귀포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인근 바다에서 가파도까지 드론으로 생필품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을 때 대다수 주민들의 반응이었다.

당시 드론배달서비스는 화·수요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됐다. 9월에 9건에서 20여건으로 늘어나더니 11월에는 30여건이나 드론배달을 시켰다. 처음엔 홍보부족으로 배달된 물건을 어디서 받는지 우왕좌왕할 정도로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예상밖으로 관심이 뜨거웠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 대다수 공통된 의견은 배편이 끊겼을 때 드론서비스를 원했다는 점이다. 해녀들이 바닷속에서 작업을 끝내고 나오면 오후 3시를 훌쩍 넘겨 드론으로 역배송이 힘들었던 것. 오후 4시 이후 드론배달을 할 경우 신선한 해산물을 역배송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했다.

실제 시범 운영기간 마라도의 경우 9~10월에 말전복 출하 시기였는데 어촌계장이 밴드, SNS 통해 실시간 납품을 하고 있는 사실(지금은 사전예약판매)을 알고 판매가 130만~150만원(1㎏)하는 말전복을 드론으로 구매자에게 역배송하기도 했다.

이에 도는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의 2024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최종 선정되자 가파도에 이어 마라도. 비양도까지 드론배달서비스를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특히 올해에는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배편이 끊겼을 때 드론배달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당시 시범운영때 가장 압도적으로 배달시킨 품목은 치킨이었다. 모슬포 항구내 프랜차이즈 치킨의 주문이 밀렸다. 당초 치킨을 갖다 놓으면 여객선사에서 박스당 1000원에 가파도 항구까지 실어날랐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알뜨르비행장 인근 바닷가에서 가파도까지 10분 만에 드론으로 뚝딱 배달돼 따끈따끈한 치킨을 먹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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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11월 드론배송 시범서비스기간이 마라도 말전복 출하시기와 맞물리면서 제주도와 국토부가 말전복을 드론에 싣고 구매자에게 역배송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지난해 9~11월 드론배송 시범서비스기간이 마라도 말전복 출하시기와 맞물리면서 제주도와 국토부가 말전복을 드론에 싣고 구매자에게 역배송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올해 배송때 가파도는 고중량(15㎏) 배송, 마라도 저중량(3㎏) 장거리 배송, 비양도 저중량(5㎏) 물품 배송을 하게 된다. 가파도 배송에 사용되는 고중량 택배용 드론은 국토부의 안전성 인증을 완료했다.

도 관계자는 “제주도는 바람이 부는 날이 많아 내풍성이 강한 기체들을 택하고 있다”면서 “가파도는 초속 15m의 바람에도 버티는 드론으로 배달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마라도의 경우 수직 이착륙을 겸비한 ‘틸트로터 드론’을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파도처럼 쌀 한가마니(10㎏)까지는 실어나를 순 없지만 3㎏까지는 생필품을 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응급 심폐재생기를 배달할 때 썼던 드론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빠르면 5월부터 각 섬마다 매주 3일씩 운영할 예정이다. 가파도의 경우 5월 청보리 축제기간이고 비양도는 낚시꾼과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비행시간을 왕복 20분으로 계산했을 때 1개 섬당 하루에 15건 배달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도는 올해 고도화 사업으로 차귀도, 형제섬 해양 쓰레기를 실어나르는 프로젝트도 준비중이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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