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세금 많다구요? 아닙니다, 턱없이 적어요”

“부동산세금 많다구요? 아닙니다, 턱없이 적어요”

김승훈 기자
입력 2021-01-13 20:52
수정 2021-01-14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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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거정책 이끈 진희선 前 부시장

2018년 부동산 불로소득 세후 118조원
서울시 전체 예산 35조원보다 3배 많아
대폭 환수 통해 공공주택 재원 확보해야
을지로 5·6가 넘어가면 밀도 낮고 노후
용적률 파격적으로 올려 주택 공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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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선 전 서울시 부시장이 13일 연세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매매에 따른 불로소득을 대폭 환수해 공공주택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진희선 전 서울시 부시장이 13일 연세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매매에 따른 불로소득을 대폭 환수해 공공주택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8년 부동산 불로소득이 세후 118조원입니다. 지난해 서울시 전체 예산(35조원)보다 3배 이상 많은 겁니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으로 환수하고 있지만 불로소득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거죠. 불로소득의 상당 부분을 공공이 환수해야 합니다.”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주택정책을 총괄했던 진희선 전 부시장은 13일 ‘부동산 불로소득 대폭 환수론’을 주장했다. 현재 재산세·종부세·양도세로는 부족한 만큼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자의 부동산 처분에 따른 불로소득 환수액을 새로 책정해 공공이 환수해야 한다는 취지다. 진 전 부시장은 “누군가는 최저임금이나마 벌기 위해 밤낮으로 땀을 흘리는데, 누군가는 부동산으로 쉽게 돈을 번다”며 “환수한 불로소득을 공공주택 공급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국민들도 동의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부시장은 32년간 서울시 주거 정책을 담당한 도시계획·주택·건축 전문가다. 1987년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해 이듬해 서울시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주거정비과장과 주택건축국장, 도시재생본부장을 거쳐 행정2부시장에 올랐다. 지난해 6월 퇴직 후 모교인 연세대에 특임교수(도시공학과)로 부임했다. 지난해 2학기 첫 강의 땐 ‘도시재생과 정책’을 가르쳤고 올 1학기에는 ‘대도시 이슈와 현안 과제’를 강의한다. 그는 “현장에서 쌓은 경험들을 살려 사회적 현안이 될 만한 것들을 발굴해 가르치고 싶다”며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것들을 가르쳐야 도움도 되고 자극도 된다”고 말했다.

진 전 부시장은 현재 당정이 논의 중인 도심주택 공급과 관련해 아이디어를 내놨다. 그는 “서울시에 있을 때 사업성이 안 나오거나 주민 갈등으로 정비 사업에서 해제된 재개발 지역이 여럿 있었다.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올라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런 지역을 재개발하면 새집 공급에 보탬이 된다. 을지로 5·6가를 넘어가면 밀도도 낮고 노후 불량한 곳이 많은데, 이런 지역도 용적률을 파격적으로 올려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선 ‘맞춤형 주거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 전 부시장은 “청년과 사회초년생에겐 역세권 주택을, 신혼부부처럼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저가 분양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중산층은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큰 집을 선호하기 때문에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부시장은 요즘 부동산 관련 책을 집필하고 있다. 집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정부와 다른 기관의 집값 통계는 왜 다른지 등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부동산 쟁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는 “TV를 보면 전문가가 나와 한마디씩 하는데,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건지 회의가 들었다. 어떤 사람은 집값이 떨어지는 근거만 대고, 어떤 사람은 정반대로 집값이 오르는 정보만 댄다. 객관적인 자료들을 분석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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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21-01-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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