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예비 불법 어업국’ 지정”…남극서 불법조업 탓

美 “한국, ‘예비 불법 어업국’ 지정”…남극서 불법조업 탓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09-20 08:04
수정 2019-09-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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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양어선 2척, 어장폐쇄 통보에도 조업 강행

2년간 美와 개선 조치 협의
변화 없으면 美로부터 제재
韓, 불법어선 무혐의·기소유예 결정
‘솜방망이’ 처벌에 불명예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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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펭귄의 날
세계 펭귄의 날 ‘세계 펭귄의 날’인 25일(현지시간) 비영리재단 ‘퓨 자선기금’(Pew Charitable Trusts)이 공개한 남극 펭귄들의 모습. 과학자들은 변화하는 기후와 남획으로 인한 생물종의 감소와 멸종을 막기 위해 남극 자연환경을 보호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 펭귄의 보존을 위한 이 요청은 작년 10월 호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하는 획기적인 협정을 이루어내기도 했다.
2017.4.25 사진=AFP연합뉴스
한국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로부터 ‘예비 불법’(IUU·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불법, 비보고, 비규제) 어업국으로 지정됐다. 남극 수역에서 할당된 어획량을 다 채워 어장폐쇄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법으로 조업을 강행한 것이 화근이 됐다.

미국 상무부 산하 해양대기청은 의회에 제출하는 2019년 ‘국제어업관리 개선 보고서’에 우리나라를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우리나라가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된 것은 2013년 이래 두 번째다.

이번 지정은 우리나라 원양어선 ‘서던오션호’와 ‘홍진701호’가 2017년 12월 남극 수역에서 어장폐쇄 통보에 반해 조업한 것이 발단이 됐다.

남극 수역에서의 어업은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가 이빨고기(메로)·크릴·빙어에 관한 총허용 어획량을 배분해 이뤄진다. 그해 어획량이 다 차면 위원회는 어장폐쇄를 통보한다.

그러나 홍진701호는 어장폐쇄 통보 이메일이 ‘스팸메일’로 분류되는 바람에 조업을 이틀 더 했고, 서던오션호는 선장이 이메일을 하루 뒤 열람하고도 3일간 조업을 더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비 IUU 어업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항만 입항 거부, 수산물 수입 등 시장 제재적 조치는 없지만, 미국은 향후 2년간 우리의 개선 조치에 관해 협의해 적격, 비적격 판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는 “예비 IUU 어업국 지정으로 인해 시장 제재적 조치나 국내 영향은 없다”면서도 “다만 개선 조치에 대해 미국과 2년 동안 협의해야 하며, 협의 기간 내 개선 조치가 미흡하거나 완료되지 않아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그때부터 미국의 재량에 따라 제재에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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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들 세상…세계 펭귄의 날
오늘은 우리들 세상…세계 펭귄의 날 ‘세계 펭귄의 날’인 25일(현지시간) 비영리재단 ‘퓨 자선기금’(Pew Charitable Trusts)이 공개한 남극 펭귄들의 모습. 과학자들은 변화하는 기후와 남획으로 인한 생물종의 감소와 멸종을 막기 위해 남극 자연환경을 보호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 펭귄의 보존을 위한 이 요청은 작년 10월 호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하는 획기적인 협정을 이루어내기도 했다.
2017.4.25 사진=AFP연합뉴스
앞서 해수부는 두 어선의 불법조업 사실을 확인한 뒤 어구 회수와 어장 철수 명령 조치를 하고, 이를 위원회 사무국과 회원국에 알렸다. 이듬해인 2018년 1월 8일에는 원양산업발전법 위반 혐의로 두 선박에 대한 수사를 해양경찰청에 의뢰했다.

이에 대해 해경은 홍진701호는 무혐의, 서던오션호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지난해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해수부는 이와 별개로 지난해 8월 서던오션호에 대해 60일 영업정지와 선장에 대해 60일 해기사면허 정지를 통보했다. 홍진701호에 대해서는 무혐의가 나온 만큼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선박에 대한 국내 사법당국의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은 결국 예비 IUU 어업국이라는 불명예로 돌아왔다.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위원회 연례회의에서는 회원국으로부터 ‘한국의 법이 벌칙조항을 두고 있지만,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는 행정적·민사적 메커니즘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행 원양산업발전법은 불법 어업에 5년 이하 징역 또는 수산물 가액의 5배 이하와 5억∼10억원 중 높은 금액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울신문 DB
미국 해양대기청 역시 우리 원양산업발전법이 불법 어업 근절을 위해 두차례나 개정됐지만, 징역·벌금·몰수 처분 규정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못해 불법 어획물이 유통됐다고 봤다. 불법 어업의 이득이 선주에게 귀속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수부는 “문제 선박 두 척이 2019∼2020년 어기에 남극 수역에서 조업할 수 없도록 배제 조치를 했다”면서 “이로 인해 약 79억원 상당의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두 선사가 남극 수역에서 얻은 부당이득 9억 4000만원의 8배를 넘는 액수”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3월 우리 정부에 관련 자료와 개선사항을 요구한 데 대해 해수부는 4월 문제 선박 조업 배제, 과징금 제도 도입 등을 담은 개선계획을 제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미국은 과징금 도입을 담은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이 끝나야 개선 조치의 적정성을 분석·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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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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