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도 못 들었는데 위약금?’…공공체육관 환불 제멋대로

‘수업도 못 들었는데 위약금?’…공공체육관 환불 제멋대로

입력 2017-08-10 09:39
수정 2017-08-1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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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달에 서울시 구로구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생활체육관의 테니스 수업을 듣기 위해 등록했다.

토·일요일 월 6회 기준으로 회비 19만8천원을 지불하고 등록했지만 첫 토요일인 5일이 되기 전에 손가락이 골절돼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됐다.

어쩔 수 없이 회비를 돌려 받으러 간 A씨는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위약금으로 회비의 10%는 물론 수업이 시작되기도 전인 1일부터 4일까지의 시설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A씨는 체육관에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체육관은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에 나온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환불 규정을 따를 뿐이라며 A씨의 항의를 묵살했다.

결국 A씨는 19만8천원에서 10% 위약금인 1만9천800원과 나흘간의 일일 이용료 2만6천400원(하루 6천600원)을 제외한 15만1천800원만 돌려받았다.

10일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서울시 구청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일부 체육관이 이용 약관을 제멋대로 적용하고 있어 A씨 같은 피해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구로구 등 서울시 구청들이 각자 감독하는 시설관리공단 체육관들의 홈페이지에 나온 환불 규정을 보면 실제 수업 시작일과 관계없이 매월 1일을 개강일로 규정하고 있다.

개강 후 환불 시 체육관들은 회비의 10%에 달하는 위약금과 개강 날로부터 해약 날까지의 이용료(시설 이용에 관계 없음)를 부과한다.

체육관들은 이런 환불 정책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항변한다.

체육시설업, 레저용역업 및 할인회원권에 대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보면 소비자 귀책 사유로 계약을 해제할 경우 개시일 이후에는 취소일까지의 이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과 총 이용금액의 10%를 공제한 후 환급해줘야 한다고 돼 있다.

문제는 개시일의 정의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개시일을 ‘계약이 이용횟수로 정해진 경우에는 최초 이용일, 기간으로 정해졌으면 기간이 시작되는 초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헬스장을 8월 한달동안 이용하기로 했을 경우 개시일은 8월 1일이지만 토·일 월 6회 테니스 수업은 사실상 계약이 이용횟수로 정해진 것이니 개시일이 실제 수업이 시작되는 토요일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 용산구 문화체육센터, 마포구민체육센터 등 일부 구청 시설관리공단 체육관은 이용횟수로 계약한 고객이 1일 이전에 환불을 요청해도 위약금 10%를 물린다.

환불 규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제멋대로 해석하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첫 수업일은 8월 1일이 아니라 수업이 시작되는 토요일인 5일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해약했다면 개시일이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주 화·목, 월·수·금, 주말 수업이면 횟수로 계약했다고 생각해 개시일을 첫 수업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고 덧붙였다.

공립 체육 시설들 중에는 개시일을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제대로 해석해 환불 규정을 운영하는 곳들이 있다.

서울시가 관리·감독하는 시립청소년수련관 대부분은 월·수·금, 화·목, 주말 수업의 개시일을 1일이 아닌 첫 수업으로 잡고 이에 따라 환불을 해준다.

서울 서대문청소년수련관은 매월 1일이 지나도 수업 시작 전에 환불을 요구하면 수업료를 100% 돌려준다. 수업이 시작됐으면 10% 위약금과 수업을 들은 횟수에 비례하는 이용료를 차감한 후 회비를 돌려준다.

서울 중구청소년수련관도 체육프로그램의 경우 첫 수업이 있는 날 하루 전까지 해약을 요구하면 수업료를 전액 환불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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