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세월호·메르스에 접었던 ‘긴축’카드 3년만에 꺼냈다

이주열, 세월호·메르스에 접었던 ‘긴축’카드 3년만에 꺼냈다

입력 2017-06-12 15:12
업데이트 2017-06-1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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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중 기준금리를 5차례 내리기만 했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년 만에 긴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창립 제67주년 기념식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라며 전제를 붙이고 ‘뚜렷이’를 특별히 강조해서 말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발언했던 내용과는 다른 방향이다.

이 총재가 통화정책 완화와 다른 방향을 시사한 것은 2014년 초 이후 처음이다.

이 총재는 그해 3월 후보자 신분으로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미국 출구전략과 맞물려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외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경우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인 4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물가 상승압력이 생기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이후 경기 흐름이 정반대로 급변하는 바람에 금리 인상 카드는 품속 깊이 넣고 꺼내지 못했다.

당장 그해 5월 금통위에서는 세월호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며 금리 인상은 미루었다. 다만, 통화정책이 경기회복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그때까지는 인하와도 다소 거리를 뒀다.

그러다 7월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밝히며 금리 인하를 시사하기 시작했고, 8월에는 드디어 15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듬해 4월 우리 경제에 미약하지만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섰으나, 직후 메르스 사태가 터져 경기가 급속히 냉각하면서 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67주년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당시는 4% 성장이 다 예상될 때니까 당연히 그랬는데 이후 세월호라든가 메르스 등 여러 사건이 터지며 성장세가 (약해지고), 수출도 부진하고 하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 3년 전 얘기를 왜 지금 와서 꺼내냐”고 다소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는 이어 “3년 전처럼 그러지 못할 거란 생각을 갖고 묻는 것이냐”며 정색을 하고 반문하기도 했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보(통화정책 담당)는 이날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시장 상황 변화와 미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반영해 5월 금통위 때보다 반걸음 더 나가는 메시지를 주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는 1분기 ‘깜짝’ 성장을 하며 6분기 만에 1%대 성장률을 회복하고 새 정부가 추경을 준비하며 전망이 급격히 밝아진 상황이다.

미국은 이번 주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앞으로 빠르게 자산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금명간 이주열 총재와 김동연 신임 경제부총리와 회동을 앞두고 한은에서 먼저 통화정책 관련 입장을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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