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노협 “자르고 땜질 처방 무슨 소용” 반기 든 조선 3사에… 정부·채권단 ‘당혹’

삼성重 노협 “자르고 땜질 처방 무슨 소용” 반기 든 조선 3사에… 정부·채권단 ‘당혹’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6-28 23:18
수정 2016-06-29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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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도 파업 강행

삼성重 노협 “당장 파업 아니라 사측과의 대화 채널 구축하는 것”
오늘 삼성그룹 본사서 시위 예정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실업대란을 막겠다고 한 날, 조선 3사 노조는 끝까지 파업 카드를 내려놓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파업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올여름은 어느 때보다 기나긴 하투(夏鬪)가 예상된다.

28일 정부는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고용분야 대책을 내놓으면서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키로 했다. 근로자 해고 대신 휴업 조치를 취하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실업급여 수급기간은 60일 범위에서 특별 연장을 검토한다. 조선업 일용직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특별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해 피보험자격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거제, 울산 등에는 각종 고용·금융·기자재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통합창구로 ‘조선업 근로자 일자리 희망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 정부는 조선업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오는 8월까지 추가적인 경제지원 세부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특별조치 발표에도 조선 3사 노조는 파업을 고집하면서 정부와 채권단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노조가 사실상 정부와 채권단을 상대로 반기를 들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는 “지금 희망퇴직 받는 것도 막지 못하면서 일단 다 자르고 난 뒤 땜질식 처방을 해 주겠다는 게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면서 “현재의 고용을 어떻게든 유지하도록 정부가 나서는 게 아닌 사후대책은 실효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도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으로 물량팀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혜택을 받게 된 부분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2009년 쌍용차 사태로 평택이 고용위기지역으로 선정됐을 때도 노동자들이 실질적 혜택을 보지 못한 만큼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자체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은 더 있다. STX조선해양 노조 관계자는 “지금은 구조조정 사후대책이 아니라 선박금융 지원 등 일자리를 창출·유지할 수 있는 대안이 더 시급하다”면서 “정부가 나서 조선사 규모별로 맞춤형 발주하는 등 현재의 조선업 고용 현황을 유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합법적 파업권을 얻은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당장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 변성준 삼성중공업 노협 위원장은 “파업을 결의했다고 당장 파업에 돌입한다는 것은 아니고 지금 필요한 것은 사측과 채권단, 노협이 참여하는 대화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협은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파업 찬성에 따라 이날 자정 조합원 150여명이 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 본점으로 이동해 구조조정 반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노협은 사측이 지난 15일 임원 임금 반납과 1500명 희망퇴직 등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을 공개한 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노협은 2018년 말까지 3년간 경영상황과 연계해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겠다는 사측의 자구계획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변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노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간담회에서 “조선업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노사정이 허심탄회하게 만나 대화를 해야 한다”며 노사정의 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노조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조선 3사의 자구안 이행 계획 또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자구노력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파업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심각한 구조조정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면서 “(노협이) 정식 노조가 아니지만 노조에 준해서 사측과 협의하고 고용노동부와 함께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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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2016-06-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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