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1년’ 현장중심 개혁노력 성과…“큰그림은 소홀”

‘임종룡 1년’ 현장중심 개혁노력 성과…“큰그림은 소홀”

입력 2016-03-15 09:23
수정 2016-03-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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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금융개혁 성과를 두고 학계와 금융소비자 단체에서는 현장 중심의 개혁 노력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 금융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금융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와 고질적인 병폐를 근본적으로 수술하려는 고민과 작업은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 위원장은 권위주의를 내세우지 않고 최대한 시장의 목소리를 허심탄회하게 듣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역대 금융위원장과 비교할 때 가장 달라진 모습이 바로 이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지만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경험을 토대로 역대 어느 금융위원장보다 일선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금융권 종사자들로부터 받기도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는 “기존의 불필요한 제도·관행을 개선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금융개혁”이라며 “지난 1년간 임 위원장이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윤석헌 전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전 한국금융학회장)는 “현장을 중요시하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는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다”며 “그림자 규제 개선 등 소위 금융행정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디테일의 함정’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컸다.

디테일의 함정이란 세부적인 사항에 집착하다가 전체 조망을 소홀히 함을 지적하는 말이다.

윤 전 교수는 “세밀한 부분에서 금융행정 개선을 열심히 했지만 이를 개혁이라고까지 이름 붙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 역시 금융의 진화 내지는 발전이지 개혁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보신주의와 같은 한국금융이 가진 고질적인 병폐를 혁파하고 한국금융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의 본질에 관한 고민과 개혁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며 “지난 1년간의 모습은 금융회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를 돕게 한다는 측면에서 ‘신관치’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금융에 필요한 최대 개혁 과제는 다름 아닌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에 의한 관치금융 해소”라며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재입법으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모피아의 장악력이 유지됐듯 바뀐 게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현장에 대한 감각이 있지만 그에 치중하다 보니 큰 시야를 바라보는 데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업계의 영업규제 완화 요구를 들어주는 수준의 ‘안타성’ 정책은 있었지만 실질적인 시장 변화를 가져오는 ‘홈런성’ 정책이 없었다”며 “금융정책 책임자로서 근본적인 시장구조 변화를 고민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 성과를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정식 교수는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숙련된 금융전문가 확보와 금융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서 온다”며 “이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장기 시야에서 로드맵을 그려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빈기범 교수는 “금융허브 설립이나 투자은행 육성 등 역대 금융위가 주도해 추진한 정책 중 성공했다고 평가할 만한 게 없었다”며 “금융위가 무엇을 해야 한국경제 발전에 진정으로 이바지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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