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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7월에 가장 많다…”구정연휴에 부부갈등 시작”

이혼 7월에 가장 많다…”구정연휴에 부부갈등 시작”

입력 2015-01-07 07:17
업데이트 2015-01-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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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공평하게 분담’ 부부 비율, 韓이 북유럽 절반수준

한국인들이 1년 중 7월에 이혼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 있는 설 연휴 기간에 집안일 등으로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해 몇 달간의 이혼 절차를 거쳐 7월에 ‘남남’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는 전했다.

한국의 남편들이 아내와 집안일을 공평하게 나눠서 하는 비율은 북유럽 국가들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은 10월, 이혼은 7월에 가장 많아

7일 통계청의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 3년간 발생기준으로 매년 10월에 결혼 건수가 가장 많았다.

3년간 월별 평균 혼인 건수로도 10월이 3만8천300건으로 가장 많았고, 11월이 3만6천200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12월에도 평균 3만3천200쌍이 결혼해 주로 4분기에 결혼하는 경향이 많았다.

’5월의 신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히 결혼을 많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5월에는 3만1천쌍이 결혼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이 1만6천300건에 불과해 가장 적었다.

결혼정보업체 가연 관계자는 “날씨가 좋은 가을에 결혼을 많이 해왔는데, 최근 들어 비교적 결혼비용이 저렴한 12월과 1월에도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아져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혼인신고 기준으로는 2011∼2013년에 매년 12월이 가장 높았다. 월별 평균으로는 12월에 3만7천700건에 달했다. 이어 11월과 1월 순이었다.

이는 결혼식을 올린 뒤 한두 달이 지나고서야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반면 이혼 건수는 2011∼2013년에 월평균 이혼신고 기준으로 7월이 1만4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월(1만200건)과 5월(1만100건) 순이었다. 4월이 8천900건으로 가장 적었다.

지난해에도 관련 통계가 집계된 10월까지 7월의 이혼 건수가 1만4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7월을 제외한 1∼10월의 월 평균 이혼 건수(9천500명)보다 10% 가까이 많은 수치다.

법무법인 양재의 김필성 변호사는 “법원에 이혼 신청을 하고 실질적으로 이혼하기까지는 평균 2개월 정도가 걸려 사실상 5월께 이혼 결심이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또 “40∼50대의 경우 주로 자녀의 대학등록금을 내고 나서 경제적으로 한숨을 돌린 뒤 이혼 과정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게 통설”이라며 “구정 연휴 기간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해 봄께 이혼 절차에 들어가는 경우도 상당해 결과적으로 7월께 이혼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성 사회진출이 많아진 만큼 남성들 가사에 적극 참여해야”

한국 남편들이 아내와 공평하게 집안일을 분담하는 비율이 북유럽 국가들의 절반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4’ 보고서 집필자인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와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은 12개국의 만 20세 이상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12개 국가는 한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멕시코, 필리핀, 대만이다.

조사 대상 항목은 식사 준비, 세탁, 집안 청소, 장보기, 아픈 가족 돌보기, 소소한 집안 수리 등 6개다.

순위는 항목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12개국 중 일본 남편들이 집안일에 가장 소홀하고 한국이 그 다음이다. 북유럽 국가들 남편의 가사 참여도가 대체로 높다.

세탁을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한국이 8.8%로 12개국 중 일본(5.9%)에 이어 두번째로 낮다. 반면, 영국과 스웨덴, 덴마크는 각각 20.7%, 19.7%, 19.1%를 기록했다.

부부가 공평하게 식사 준비를 하는 비율은 한국이 9.3%로 12개국 중 3번째로 낮다. 일본은 6.8%, 대만은 9.1%다. 반면 노르웨이는 33.1%, 덴마크는 28.1%, 스웨덴은 27.7%에 달했다.

한경혜 교수는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세탁이나 식사 준비를 주로 아내가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0%를 넘지만, 80%를 넘는 한국과 일본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남편들은 집안 청소, 장보기, 아픈 가족 돌보기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안 청소를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한국이 19.7%로 12개국 중 3번째로 낮다. 일본이 14.2%로 가장 낮고 필리핀이 18.5%, 멕시코가 19.7%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가 각각 39.4%, 36.3%, 33.1%로 상대적으로 높다.

장보기를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한국이 29.9%로 12개국 중 3번째로 낮다. 필리핀이 17.0%로 가장 낮고 일본이 22.9%로 두번째로 낮다. 핀란드, 스웨덴, 독일은 각각 54.4%, 49.2%, 47.7%다.

아픈 가족 돌보기를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일본이 20.4%로 가장 낮고 한국이 31.0%로 두번째로 낮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는 각각 57.2%, 54.6%, 53.6%다.

홍승아 센터장은 “남자는 돈을 벌고, 여자는 가정을 돌봐야 한다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한국과 일본에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는 것이 이런 조사 결과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6개 항목 중 ‘소소한 집안 수리’는 유일하게 세계 공통적으로 남편이 하는 비율이 높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항상 또는 주로 아내가 소소한 집안 수리를 한다는 비율이 각각 21.4%, 21.7%나 돼 12개국 중 가장 높다.

홍 센터장은 “한국도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많아진 만큼 남성들이 가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와 홍 센터장은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 내용을 바탕으로 이런 보고서를 집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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