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파이시티펀드 신청서 마음대로 서명”

“직원이 파이시티펀드 신청서 마음대로 서명”

입력 2013-10-31 00:00
수정 2013-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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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우리銀 불완전판매” “계약서 존재 6년 지나 알아” “조기마감 권유에 사인만 해”

“우리은행 직원이 제게 준 건 달랑 통장 하나입니다. 거래신청서, 고객상담 확인서, 신탁계약서가 있다는 건 지난 5월에야 알았습니다. 더 황당한 건 자기들 마음대로 서명하고 도장까지 찍었더군요.”(익명을 요구한 피해자 박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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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한씨가 2007년 7월 30일 가입한 ‘파이시티 펀드’의 거래신청서. 마씨는 당시 우리은행 직원이 이 서류를 직접 작성하고 사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종한씨가 2007년 7월 30일 가입한 ‘파이시티 펀드’의 거래신청서. 마씨는 당시 우리은행 직원이 이 서류를 직접 작성하고 사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우리은행의 ‘파이시티 펀드’(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투자신탁 제3호) 판매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한 가운데 불완전판매를 입증할 만한 정황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우리은행 직원이 거래신청서를 대신 작성한 것은 물론 사인과 도장까지 위조했다는 주장이다. ‘우리은행 파이시티 피해자 모임’은 다음 달 중 피해자 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불완전판매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씨가 이 상품에 2억원가량을 투자한 건 2007년 7월 말이다. 가깝게 지냈던 우리은행 직원이 “이자율 연 8%로 일반 예금보다 수익률이 좋고 예금만큼 안전한 상품”이라며 끈질기게 권유한 탓에 박씨는 이를 믿고 돈을 맡겼다. 그러나 만기일이 지나도 돈을 찾을 수 없었다. 약 6년이 지난 5월에서야 박씨는 자신이 파이시티에 투자한 펀드에 가입한 걸 알게 됐고 거래신청서, 고객상담 확인서, 신탁계약서의 사인과 인감도장 모두가 우리은행 직원이 꾸며낸 것을 확인했다. 그는 “첫 만기일 당시 돈을 찾으러 갔을 때 우리은행 직원들이 이 상품은 서울시가 보증하는 가든파이브 건설에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면서 “10개월 안에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도 모두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파이시티 펀드는 파이시티가 시행하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프로젝트에 투자한 상품으로 우리은행에서 팔렸다. 2011년 파이시티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3900억원이었던 펀드 순자산은 30일 기준 91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원금의 23.4%만 남았다.

이 상품에 5억원을 투자한 마종한(54)씨는 이미 작성된 거래신청서에 사인만 했다. 이 상품을 추천한 우리은행 직원이 거래신청서를 미리 작성해 온 것이다. 마씨는 “순간 당황했지만 조기 마감된다는 직원의 권유에 따라 이미 입금했던 터라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위험한 상품임을 충분히 알려줬다면 절대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렸는지 확인하고자 해당 직원과 통화했지만 “금감원의 조사 등 공식적 자리가 아닌 이상 대답할 의무는 없다”고 답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조사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불완전판매 여부 등 조사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특별검사는 통상 4~5개월이 걸리는 만큼 단시간 안에 결론이 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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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3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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