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공룡사업 ‘용산개발’…중단 기로

30조 공룡사업 ‘용산개발’…중단 기로

입력 2012-12-23 00:00
수정 2012-12-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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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중순 부도 위기…”특단해법·계획변경 불가피”

30조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자금난과 1·2대 주주 간 갈등 등 복잡한 문제들로 삐걱거리면서 5년 만에 중단 위기에 놓였다.

23일 용산개발사업단 등에 따르면 용산개발 사업은 현재 잔고가 100억원 미만으로 추가 자금 수혈을 위한 방안을 찾지 못하면 내년 1월 중순 부도로 내몰릴 수 있다.

당장 이달 말 일부 자금을 마련해 수혈하더라도 근본적인 자금 마련 해법과 사업 추진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답답해진 코레일은 새 정부에 특단의 해법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여서 묘책을 찾기가 쉬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침체·출자사 분쟁까지 용산개발 ‘위기’ =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용산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땅 56만6천8003㎡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2006년 8월 정부종합대책으로 확정됐다. 111층 랜드마크 타워와 쇼핑몰, 호텔, 백화점, 아파트 등 60여개동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31조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서울시와 코레일이 서부이촌동을 포함한 통합개발 합의안을 발표하고 2007년 말부터 본격 추진되면서 용산개발 사업은 험난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개발 사업 개시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건설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자금난 등으로 사업 추진이 꼬이게 된 것이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용산개발 사업 계획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에 수립돼 무리한 조건이 많아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사업자로 선정된 삼성물산이 2년여 만에 대표주관사 지위를 반납하고 사실상 빠져나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롯데관광개발이 삼성물산이 맡긴 지분(45.1%)을 포함해 자산관리위탁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 70.1%를 보유, 경영권을 쥐게 된 것이다.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이 자금을 충분히 대지 못하면서도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고 해 정상화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을 지분을 가져와 지분율을 75%로 끌어올려 용산개발을 공공사업으로 직접 추진하겠다며 롯데관광개발과 대립하고 있다.

◇ 용산개발, 산 넘어 산 = 이처럼 용산개발 사업은 자금난과 주주간 갈등으로 삐걱거리면서 당장 내년 1월 중순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의 잔고는 21일 현재 65억원에 불과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으면 이달 27일을 기점으로 바닥난다.

따라서 내년 1월17일 자산유동화증권(ABS) 이자 47억원을 내지 못하면 부도 위기에 놓인다.

드림허브는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어 전환사채(CB) 발행 등 추가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드림허브는 30개 주주들이 이달 12일 실시한 주주배정 방식의 2천500억원 규모 CB 발행 청약에 모두 참여하지 않아, 자금 조달에 실패했었다. 이번에는 주주배정과 제 3자배정 등으로 CB 청약을 추진하거나 다른 조달 방안을 물색해보기로 했다.

드림허브는 일단 최소 1천억원 이상의 자금만 확보해도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용산개발 사업은 내년 1월 중순에 부도 위기를 맞게 된다”며 “30개 출자자들이 모두 증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일부만 참여해 최소한의 자금만 마련하면 일단 부도 위기는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위기를 넘기더라도 사업 정상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부동산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사업 추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3.3㎡당 3천만~4천만원대 고급아파트를 팔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자금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다. 다른 출자사들이 사업 성공에 회의적으로 돌아서 추가 자금 지원 등에 소극적인 상황이어서 현재로선 추가 자금을 투입할 곳은 코레일 뿐이다.

코레일이 사업계획을 ‘통합일괄개발’에서 ‘통합단계개발’로 바꾸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부이촌동을 포함해 개발을 추진하되 분양 가능 구역부터 단계적으로 개발해 먼저 분양하는 곳에서 유입된 자금으로 후속 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외자유치와 다른 건설사들을 끌어들이려는 것도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용산개발 사업 계획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에 수립돼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땅값도 재조정해야 하고 대형아파트를 중소형아파트로 변경하는 등 시설 계획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롯데관광개발은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을 동시에 개발하는 통합개발을 고수하고 있다.

단계적 개발로 변경하면 사업기간도 길어지고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서부이촌동 주민 보상금만 해도 2조~3조원의 자금이 들어가야 한다. 앞으로 최소한 26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 5년 간 집을 팔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서부이촌동 주민들 달래기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묘안을 찾기 쉽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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