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는 여름철 전력 수급대책

실효성 없는 여름철 전력 수급대책

입력 2012-05-17 00:00
수정 2012-05-1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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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블랙아웃 예방책’ 발표

“에어컨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사용을 자제해 주십시오.” “문 열고 에어컨을 켜면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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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서필언(왼쪽부터) 행정안전부 1차관, 유영숙 환경부 장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배석한 가운데 대국민 호소문에 가까운 여름철 전력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김황식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서필언(왼쪽부터) 행정안전부 1차관, 유영숙 환경부 장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배석한 가운데 대국민 호소문에 가까운 여름철 전력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빈껍데기 같은 여름철 전력 대책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도 없이 산업체의 휴가 조절, 건물 냉방 온도 제한 등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16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환경부 등 10개 부처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하계 전력 수급 및 에너지 절약 대책’을 발표했다. 전력 수급 비상대책반은 지난해(6월 27일)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 다음 달 1일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가 총리까지 나서며 전력 수급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올여름 전력 상황이 긴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6월에 기습적인 정전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공급 능력(1일 기준)이 7854만㎾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겨우 90만㎾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에 최대 전력 수요(절전 대책 등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는 8월 셋째 주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0만㎾나 늘어난 7707만㎾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써 예비전력은 147만㎾까지 뚝 떨어지는 것이다. 예비전력 한계치인 400만㎾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따라서 원자력발전 1기만 갑자기 멈춰 서면 그야말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의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올여름 예비전력을 무조건 500만㎾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6월 1일부터 시행할 절전 대책으로 300만㎾를 확보하는 것 외에 발전소 예방 정비 연기(200만㎾)와 민간 자가 발전기 가동(100만㎾) 등으로 300만㎾의 예비전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것이다.

또 시기는 정확히 못 박지 않았으나 에너지 절약 생활화를 위해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상점 등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의 계획대로 산업체가 움직일 수 있느냐다. 실제 일선 공장은 과태료를 내고서라도 불가피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납품일 등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기업은 벌금을 내는 한이 있어도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자녀의 학원 방학 등이 전부 7월 말~8월 초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부모만 휴가를 따로 8월 중순에 쓸 수 있느냐는 현실적인 문제 등도 걸림돌이다.

서울시내 지하상가 등에서는 “실내온도를 28도에 맞추고 문을 닫으라는 이야기는 장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45·경기 파주)씨는 “몇 년째 여름철이면 한낮에 공장 가동을 중지하라는 똑같은 협조 공문을 받고 있다.”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산업체 손목을 비틀어서 아껴지는 전기로 전력난을 넘길지 궁금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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