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잡스의 사임은 삼성에 이득 될 것”’팀 쿡號’ 애플, 삼성과의 소송 전략 바꿀까?

애플의 특허 공격에 대한 첫 판결이 절반의 성공으로 결론이 난 데 이어 스티브 잡스까지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국내 업체와의 득실을 따지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잡스가 당분간 의장직을 통해 애플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진영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잡스의 사임이 발표된 뒤 이번 깜짝 발표는 국내 안드로이드 제조사에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로이터는 증권업계 관계자를 인용 “삼성은 네덜란드 법원에서 부분적인 승리를 거두며 이미 점수를 올렸고 스티브 잡스의 사퇴로 또다시 이득을 얻었다”며 “스티브 잡스 사퇴 이후 애플은 방향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잡스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애플의 주요 동력이었다”며 “그의 장기적인 부재가 계속될 경우 한국 기업들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업계 역시 스티브 잡스의 부재는 네덜란드 법원의 삼성 일부 승소 판결, 모토로라 인수로 인한 특허전력 강화 등의 최근 일련의 중대한 변화와 함께 안드로이드 진영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애플은 현재 삼성을 상대로 끈질기게 주장해왔던 제품 디자인 관련 지적재산권이 네덜란드 법원에서 사실상 모두 인정되지 않아 향후 소송전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플은 최근 노텔의 인수로 기능과 기술 특허도 상당수 확보했지만, 구글 역시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인수로 기술 특허를 강화해 섣불리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특히 스티브 잡스의 사임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내부 동요를 팀 쿡을 비롯한 리더들이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내부적으로 외부와의 특허 전쟁은 제2의 과제로 밀려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새 CEO로 추천된 팀 쿡의 경영 스타일도 향후 삼성과의 소송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삼성을 ‘카피캣’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아이클라우드를 소개하며 구글과 아마존의 클라우드를 깎아내리는 등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외신과 전문가들로부터 ‘과대망상’이라는 날 선 비판을 들으면서도 삼성 등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끈질긴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잡스의 성향이 반영됐다는 것이 업계와 외신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스티브 잡스와 달리 꼼꼼하고 이성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팀 쿡이 새 CEO로 추천되면서 애플의 글로벌 소송 전략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스티브 잡스와 달리 팀 쿡은 매년 2~3차례 방한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거래처를 순회하며 국내 관계자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에도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해 운영실적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애플스토어 개장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그 어떤 변화도 예측하기 힘들다”면서도 “다만 전쟁 중에 영향력 있는 수장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분명 상대방에 유리한 신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