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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산망 마비…위기관리 ‘구멍’

농협 전산망 마비…위기관리 ‘구멍’

입력 2011-04-13 00:00
업데이트 2011-04-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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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산망 장애로 인한 금융업무 차질이 13일이틀째 계속되면서 농협법 개정으로 내년 ‘5대금융지주’ 편입을 앞둔 농협의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농협의 금융거래 신뢰도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농협은 전산장애가 발생한 지 만 24시간이 다 되도록 사고원인 규명은 물론 전산 시스템을 완전히 복구하지는 못하고 있다.

농협은 최근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 및 해킹 의혹 사건을 의식한 듯 ‘해킹에 의한 사고는 아니다’는 해명만 반복하고 있다.

◇복구 왜 늦어지나

고객들은 농협 전산장애가 제일 처음 확인된 뒤 만 하루가 지나도록 서비스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운용상 문제나 기술적 결함, 해킹 등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인 전산망 장애는 있을 수 있지만 정상복구가 이처럼 상당 시간 소요되는 것은 기본적인 업무능력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

물론 농협측은 무엇보다도 시스템 복구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당장 금융거래가 필요한 고객 입장에서 보면 한심하고 답답할 정도로 더딘 상황이다.

그동안 인터넷 뱅킹, 폰뱅킹, ATM 등을 활용한 금융거래가 급격히 증가한 만큼 긴급사고 발생시 이에 대응하는 위기관리체제도 이에 걸맞게 발전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농협측은 “단위농협까지 합치면 전국에 농협 지점이 5천여개에 달한다”면서 “데이터량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에 치명적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복구하는 시간도 많이 걸릴 수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농협이 전산서비스를 협력업체를 통해 외부용역에 의존하고 있어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고 꼬집고 있다.

농협은 지난 2004년 이후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IT 서비스의 상당부분을 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욱이 농협의 전산장애는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고객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

농협은 작년 2월6일에도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2시10분까지 자동화기기 2천여대의 서버가 다운돼 작동되지 않은 사태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후 위기대응에 더 철저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 삼아 IT 전문가들을 더 확충하고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고원인 은폐.축소 가능성

농협의 전산시스템 복구가 늦어지면서 이번 전산장애가 농협측이 밝히고 있는 대로 ‘중계서버’의 장애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태가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하지만 농협이 축소.은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농협측은 사고원인에 대해 “중계서버인 IBM서버의 장애로 발생한 것으로 해킹에 의한 사고는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측이 시스템 재가동을 위해 운영시스템(OS)을 재설치하고 손상된 주요파일을 복구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은 커져만가고 있다.

특히 전산관련 실무자의 설명과 농협의 공식입장 간에 간극도 드러나고 있다.

농협 전산 담당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오후 5시께 시스템 이상이 발견돼 원인을 추적하다 보니까 일부 OS와 주요파일이 깨지는 현상이 계속 발생해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시스템을 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담당자는 “OS와 주요파일이 연쇄적으로 삭제돼 나간 게 바이러스 침투에 의한 것인지, 해킹에 의한 것인지,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인지 현재로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농협의 공식 입장과 달리 해킹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전산담당자는 또 복구중인 주요파일의 데이터 손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100% 손상이 안됐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지금까지 파악되기로는 예금원장, 고객정보 등은 손상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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