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보조금 0원… 야학 불 꺼지나

올 보조금 0원… 야학 불 꺼지나

입력 2010-01-08 00:00
수정 2010-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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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의 상징인 야학(夜學)의 불이 꺼질 위기에 놓였다. 최소한의 운영자금인 정부 보조금이 올해부터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방의 경우 자치단체마저 지원을 끊어 당장 문을 닫아야 하는 야학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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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가족부는 올해부터 서울 11곳 등 전국 29개 야학에 지원하던 보조금을 끊었다. 복지부와 각 지자체는 지난해까지 해마다 500만원씩을 이들 야학에 보조금 형식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올해 필요한 야학보조금 1억 4500만원을 예산에 넣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청소년은 줄고 성인만 늘어 지원을 중단했다.”면서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보조금을 주도록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야학들은 복지부와 지자체로부터 반반씩 보조금을 지원 받고, 소액의 일반인 후원금으로 근근이 운영해 왔다.

때문에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 상당수 야학들은 고사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서울 등 7곳은 종전대로 야학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기·인천시 등은 정부 입장에 맞춰 야학 보조금을 완전히 없애 이곳 야학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복지부의 보조금 중단으로 서울시 홍익동에 위치한 성동야학은 폐교 위기에 처했다.

지난 1974년부터 신문팔이, 구두닦이 등 고학생(苦學生)을 가르쳐온 곳이다. 한 해 운영 예산이 1830만원인 성동야학은 500만원이 줄어들어 월세내기도 버겁다. 성동야학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6개월을 못 버틴다.”면서 “교사 전원이 무료로 자원봉사로 활동하며 청소년들을 가르쳤는데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야학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서울 신림동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도 교재비, 식비 등으로 쓰이던 보조금이 사라졌다. 김은임 교사는 “그나마 우리 학교는 보조금이 연간 예산의 10% 수준이라 버틸 만하지만 규모가 적은 곳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후원자를 더 모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인천 등 9개 광역자치단체는 정부 지원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야학 지원금을 끊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비를 지원하는 기준이 되는 정부지원금이 사라졌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면서 “지원 여부는 각 시·군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 ‘한꿈학교’의 한 야학교사는 “전기세, 난방비, 수도세 등 각종 공과금을 낼 방법이 없다.”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야학에 다니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끈이 끊겨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원을 끊은 정부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하지만 지자체에서도 야학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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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0-01-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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