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외국 자동차업계의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을 ‘봉’으로 여겨서인지 차별 대우는 기본이고, ‘아쉬우면 사지 말라.’고 배짱마저 부린다.
한술 더 떠 미국은 한국 정부가 힘(?)을 쓰면 국내 소비자들이 미국차를 사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서인지 자동차 ‘재협상 카드’를 강하게 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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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은 최근 북미시장에서 자사의 무단변속기(CVT)를 장착한 차량의 워런티(보증)를 기존 ‘5년·6만마일’에서 ‘10년·12만마일’로 늘렸다. 5년·6만마일이 넘는 차량이라도 10년·12만마일의 범위에 있으면 보증을 해줄 계획이다. 심지어 자비 수리가 이뤄진 경우에는 수리비를 돌려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워런티 마케팅’은 국내 소비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닛산이 현대차의 ‘10년·10만마일’ 워런티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뿐 아니라 현대차의 ‘워런티 차별전략’도 베낀 탓이다.
닛산 관계자는 “한국시장에서 닛산 워런티 4년·10만㎞는 국내 자동차업체보다 훨씬 길다.”면서 “미국의 경우 현지 공장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할 수 있어 워런티 확대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최근 도요타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렉서스와 캠리, 프리우스, 아발론 등 주요 차종 400만대에 대해 가속페달을 무상 교환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가속페달이 아닌 운전석 매트의 불량을 주장했던 도요타로서는 또 한번 신뢰에 흠이 갔다. 이번 리콜 대상에 포함된 차량 가운데 한국에서 판매된 차량도 1만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도요타코리아는 운전석 매트 불량과 관련해 한국 업체가 생산한 만큼 리콜 대상이 아니다며 교환해 주지 않았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와 미국의 고속도로교통안전국과 (리콜과 관련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본사로부터 아직 연락이 없어 리콜 여부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푸대접’은 자동차업계뿐 아니다. 손해보험사들은 손실 보전을 위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더 축소하기로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시장구조 탓에 국내 소비자들이 자동차 가격과 품질, AS, 리콜 등에서 많은 손해를 보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시민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마지못해 자동차 업체들이 움직이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9-11-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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