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입니다” 낚시대출 기승

“○○ 금융입니다” 낚시대출 기승

입력 2009-11-05 12:00
수정 2009-11-0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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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입니다. 고객은 1000만원까지 초저금리로 대출할 수 있으십니다.’ 주부 전모(65)씨는 얼마전 자신의 대출 한도를 알려주는 듯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 내용만 봐서는 영락없이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은행이나 지주사가 보낸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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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쓸 돈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전씨는 반가운 마음에 통화 버튼을 눌렀지만, 전화를 받은 곳은 은행이 아닌 대부중개업체였다. 전씨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은행이냐고 묻자 그제야 직원이 사실은 대출알선 회사라고 실토했다.”면서 “기분이 상해 전화를 끊었지만 그 후에도 일단 상담을 한번 받아 보라는 권유전화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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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유명 금융회사와 유사한 명칭을 사칭해 대출 고객을 유혹하는 스팸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은행의 이름을 도용해 대출신청자를 우선 끌어들여 보자는 이른바 ‘낚시대출’이다. 경기회복을 기대해 대출중개업자나 대부업체들이 치열한 영업전에 나서면서 보다 쉽게 대출수요를 끌어들이려고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셈이다.

도용되는 이름들은 유명은행 가운데 금융지주사로 등록된 곳들이다. 금융지주사는 비슷비슷한 이름을 쓰는 곳이 많아 일반인들 입장에선 혼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곳은 대부분 비등록 대부업체들이 많다는 것이 금융감독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등록업체들 가운데에서 은행과 유사한 이름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곳들도 적지 않다. 실제 대형 은행의 상호를 도용해 이름을 지은 대부업체는 서울시에만 수백 곳에 달한다. 이날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대부업체 7078곳 중 ‘국민’ ‘신한’, ‘우리’ ‘하나’가 들어간 이름을 사용 중인 대부업체는 무려 193곳에 이른다. 우리금융, 우리투자 등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산하 자회사인 것처럼 등록한 회사는 무려 83곳. 하나금융 등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를 모방한 회사는 77곳, 국민캐피털 등 국민이란 이름을 따서 쓰는 곳은 23곳, 신한이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10곳에 달한다. 이외 씨티나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의 이름을 도용한 곳도 수십 곳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 중 일부업체가 고의로 이름 중 일부분만을 이용해 선전에 나선다는 점이다.

이같은 폐단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올 들어 대부업법을 개정했다. 지난 4월22일 개정된 대부업법에 따르면 대부업체 등이 상호를 등록할 때는 반드시 ‘대부’라는 명칭을 넣어야 등록할 수 있다. 당연히 광고를 할 때도 ‘대부’가 들어간 전체이름을 넣어야 한다. 이를 어기면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등록된 업체는 3년간의 재등록기간 동안 ‘대부’라는 이름이 없는 회사 이름을 쓸 수 있다. 이렇듯 불법은 판치지만 단속은 멀기만 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형금융사를 사칭한 대출 스팸문자는 발신자가 미등록 불법 대부업체들인 경우가 많고 대포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속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재로선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조해 해당 번호를 차단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이마저도 통신사업자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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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2009-11-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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