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물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은 욕실. 2007년 한국수자원공사가 발표한 물과 미래 보고서는 가정용수 가운데 28.9%를 목욕에, 26.4%를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실의 양변기·세탁기·수도꼭지 등을 절수제품으로 바꿔도 물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로얄&컴퍼니의 전자샤워기는 LCD화면을 통해 물이 배출되는 시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디지털 타이머를 내장시켰다. 또 형상기억합금을 사용, 원하는 온도의 물이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존 제품의 3~5초에서 1~2초로 줄였다. 온도를 맞추는 동안 새는 물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욕조에 물을 받을 때에도 시간을 설정, 원하는 양만큼만 받고 자동으로 멈추게 했다.
이 회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로얄비니의 수도꼭지는 넓은 직사각형 홈으로 15㎝ 정도 물을 흘려보내도록 설계했다. 시냇물처럼 퍼지게 물이 흘러, 분당 6ℓ씩 물을 흘려보내던 기존 원형 수도꼭지에 비해 분당 4ℓ로 적게 물을 흘리면서도 물을 충분히 사용하는 느낌을 받게 했다.
아메리칸스탠다드의 절수형 수도꼭지 토닉은 핸들 조작범위에 따라 물의 양을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약 40%까지 절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회사측은 지적했다.
인터넷에서도 가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절수용품이 인기를 모았다. G마켓에는 절수 관련 제품 400여건이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물을 멈추도록 설계한 절수형 돌핀 샤워헤드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절수 기능뿐 아니라 비데 기능도 갖췄다. 무소음 양변기용 절수 전면부속은 양변기에 설치하는 물내림 핸들로, 소변과 대변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생활 속 작은 도구를 마련하는 것도 절수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18일 녹색 바가지 5000개를 나눠준 뒤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녹색 바가지 쓰기’ 캠페인을 펴기로 했다. 이 회사 홍준기 사장은 “12년 만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으로 국가에서 댐 건설·지하수 개발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라고 말했다. 이제는 실천만 남은 셈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9-03-21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