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인력 감축등 구조조정…직원·노조 등 반발없이 진행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직 슬림화에 나섰지만 내부 반발이 없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13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현재 20실 76부인 본부 조직을 앞으로 18실 64부로 줄이는 조직개편이 단행된다.
고객센터는 고객지원실, 요양평가실은 요양급여실로 흡수 통합된다. 또 6개 지역 본부장의 특1급 직위를 1급직으로 하향 조정하고 지역본부 건강보험 사업 부문은 고객상담부 인원 83명을 제외한 388명의 10%인 37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건보공단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의결한 뒤 보건복지가족부 승인을 받았다.
이번 조직개편에는 내부 직원은 물론 노조도 일절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과거 인력 감축이 있을 때마다 성명을 내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오던 노조가 정형근 이사장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여기에는 정 이사장의 정치력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감이 깔려있다.
일부 ‘낙하산’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정 이사장의 임명은 무게감 있는 수장을 바랐던 건보공단 직원들에게 일단 반가운 인사결정이었다. 17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이었다는 점도 건강보험 분야에 어느 정도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정 이사장은 한 달만에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여야 의원들을 압도해 직원들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후에도 쌀직불금 문제로 항의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을 돌려보내는 등 정치인 이사장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해 직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건보공단 직원들은 국세청, 국민연금공단 등 여러 기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4대 보험 통합 문제도 정 이사장의 뚝심으로 손쉽게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같은 정치인 출신인 전재희 복지부 장관도 건보공단 중심의 4대보험 통합에 힘을 실어줘 이미 ‘8부 능선’을 넘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노조가 정 이사장에게 ‘반기’를 들지 않는 것도 4대 보험 통합 문제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쌀직불금 논란 당시 말 한 마디로 국회의원들을 돌려보내는 것을 보고 정치인 이사장의 힘을 실감했다.”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 힘들지만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데 강력한 방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09-02-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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