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머리카락 보인 ‘D 공포’

[뉴스&분석] 머리카락 보인 ‘D 공포’

이두걸 기자
입력 2008-11-21 00:00
수정 2008-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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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RB “현실화 위험 커져”… 세계증시 폭락

세계경제가 ‘디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공포에 직면했다. 디플레이션은 경기침체가 극도로 심화되면서 물가와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과 함께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꼽힌다. 소비와 투자위축이 경제를 가라앉히고 이것이 다시 소비와 투자를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국내에서는 물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산가치의 하락과 해외 디플레이션의 충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도널드 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은 19일(현지시각) “4~5개월 전에 비해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졌음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그동안 우려돼 온 디플레이션이 실제로 나타날 수 있음을 미국 당국이 최초로 시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미국이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지 않도록 FRB가 필요하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콘 부의장의 발언은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한달 전보다 1.0% 하락한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 이뤄졌다. 이는 1947년 통계산출 개시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며 8월 이후 석달 연속 하락세다. 하루 전 발표된 생산자물가도 전월 대비 2.8% 하락했다. 이 역시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도 지난달 자국 소비자물가가 4.5% 하락해 16년 새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자 “몇달 전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이 문제였지만 내년에는 디플레이션 걱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가 지난 18일 “유로권에 아직은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ECB가 디플레이션을 우려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보다 디플레이션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인플레이션 때에는 거품은 일어나지만 일정수준 경제가 성장을 하는데 디플레이션은 혹독한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구조조정 등을 동반해 가계와 기업을 극심한 고통 속에 몰아넣기 때문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물경제 악화에 따른 소비 둔화와 물가 하락이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과거 대공황의 공포가 잠재되면서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고 이는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플레이션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신용위기로 막힌 경제의 혈맥을 뚫어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2008-11-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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