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구속력·안전 담보안돼… 내장·등뼈 그대로 수입 우려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추가 협상이 어렵사리 타결됐지만 협상 내용이 당초 기대했던 것에 미흡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22일 통상전문가 등에 따르면 과거와 같이 정부가 수출용 쇠고기의 월령 등을 직접 체크하는 수출증명(EV) 프로그램 대신 민간 업체들이 운영하는 품질시스템평가(QSA)가 도입되면서 법적 구속력이나 안전성은 떨어진다고 말한다. 또 도축장 승인·취소권의 경우 미국 측이 그대로 갖고 있는 데다 국민들의 우려가 큰 내장과 등뼈 등은 그대로 들어온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QSA는 미국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른 생산 프로그램을 미국 정부에 제시하면 미국 정부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점검해 인증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주체는 민간이다. 반면 EV 프로그램은 연방정부 검역원이 직접 수출작업장에서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출하는지 감시하고, 직접 월령 표시를 한다. 당연히 수출을 하는 업체보다 정부가 운영하는 게 신빙성이 높다. 우리 정부가 당초 EV 프로그램을 30개월 미만으로 고쳐달라고 요구했던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위반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시했다. 민간 업자들의 자율 규제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검역주권과 관련해 이번 협상을 통해 우리 정부는 미국 내 작업장에 대해 우리 정부가 특정해 점검할 수 있고,2회 이상 식품안전 위해가 발견된 곳은 우리 측이 수출 중단을 요청하면 미국이 반드시 수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지위를 변경하지 않는 한 우리 측이 수입을 중단할 수 없는 기존 협정문 5조는 그대로 살아 있다. 수입 재개 뒤 6개월 뒤에는 미국 측이 검역장 허가권을 행사한다는 것 역시 미흡하다. 점검 강화 만으로 검역 주권을 회복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 밖에 머리뼈와 뇌, 눈, 척수 등 4개 부위가 추가로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로 포함되면서 기존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와 편도를 합쳐 6개 부위로 늘었다.
하지만 정부도 이들 품목들이 지금까지 수입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수입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민의 우려를 없앤다는 당초 취지와 상당한 거리가 있다.
오히려 미국 측은 등뼈와 내장은 그대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내장은 그 안에 회장원위부가 섞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서 강하게 수입 반대를 주장했던 부위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08-06-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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