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코냑’ 못쓰나

‘샴페인·코냑’ 못쓰나

입력 2007-05-10 00:00
수정 2007-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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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샴페인이나 코냑, 스카치 등과 같은 용어를 국산 제품에는 붙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지역에서 유래한 상품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지리적 표시제(GI)가 EU에선 보편화했고, 이번 FTA 협상에서도 관철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보성 녹차’나 ‘순창 고추장’ 등도 지역 브랜드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EU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파장은 EU보다 국내에서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샴페인 등은 보통명사처럼 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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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EU, FTA협상서 상호인정 가능성

지리적 표시제란 특정 지역의 기후나 풍토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농특산물의 경우 지명과 상품을 함께 등록시켜 지적재산권처럼 보호하는 제도이다.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9일 “EU가 지리적 표시와 관련된 사항을 아직까지는 요구하지 않고 있으나 언젠가는 반드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EU는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지리적 표시제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샴페인은 당분이 강한 ‘리큐어’를 첨가해 탄산 성분이 포함된 톡 쏘는 와인을 총칭하지만 원래는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와인을 뜻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샴페인을 만들더라도 지금처럼 샴페인이란 용어 대신 ‘발포성 와인’이나 ‘스파쿨링 와인’으로 판매해야 한다. 굳이 샴페인이란 용어를 쓰려면 로열티를 낼 수밖에 없다.

●EU 등록제품 700종 용어 쓰려면 로열티 내야

현재 EU에는 지리적 표시가 등록된 제품이 700가지에 이른다. 세계 1차대전 이후 미국 경제가 유럽을 압도하기 시작하자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전통 브랜드 보호에 앞장섰다. 샴페인 이외에 코냑은 보통 브랜디와 동의어로 쓰인다. 하지만 어원은 프랑스 코냐크 지방에서 만든 하급 와인이다.

스카치 위스키 역시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보리·밀·수수 등을 발효시켜 증류한 술이고, 보르도는 프랑스의 대표적 와인 산지를 지칭한다. 독일의 바이에른 맥주는 바이에른 주의회가 밀과 보리, 엿기름 등 3가지만으로 맥주를 만들도록 공표한 데에서 유래했다. 이탈리아 파르마의 지역 특산품이었던 파마산 치즈도 지리적 표시에 등록됐다.

EU는 2005년 3월 발효된 칠레와의 FTA에서 등록된 지리적 표시제품들에 대한 지재권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EU와 FTA를 맺지 않은 미국과 캐나다 등은 WTO에서 지리적 표시제 대상에 와인과 주정은 인정하지만 다른 농특산물은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의 크래프트사는 여전히 파마산 치즈라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이 EU와 FTA를 맺으려면 지리적 표시제 수용은 피할 수 없는 쟁점이다.

●국내 농·임산물 38개품목 등록 초보단계

정부는 1999년 농산물품질관리법에 지리적 표시제의 시행 근거를 마련했고 2002년 보성 녹차를 시작으로 ‘고창 복분자’‘순창 고추장’‘의성 마늘’ 등 농산물 27개·임산물 11개 등 38개 품목을 등록시켰다.

농림부는 “EU와 지리적 표시제 도입에 합의하더라도 적용 품목과 기준은 협의해서 조정할 사항”이라면서 “수십년간 사용된 명칭까지 규제를 가할지 여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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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7-05-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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