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공격적 투자”

“국민연금 공격적 투자”

김태균 기자
입력 2007-01-03 00:00
수정 2007-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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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산이 180조원에 이릅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큰 손으로 불릴 만한 덩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큰 돈을 안정성에만 집착해 낮은 수익률로 묶어 놓지는 않을 겁니다. 국내 기반시설 건설부터 해외 광산·유전 개발까지 단 0.1%라도 수익이 높은 곳이면 어디든 공격적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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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식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김호식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은 덜 받게 되는 구조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르면 다음달 임시국회에 상정된다. 이 과정에서 누구보다 주목받은 사람이 김호식(58)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었다. 연금에 대한 불신이 요율 인상으로 현실화됐다는 힐난도 들었고, 재정 안정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는 축하의 말도 들었다.2일 김 이사장을 만났다.

조변석개식 제도 땜질이 국민 불신 키워

“국민연금이 제대로 운용될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법 개정만 성공하면 절대로 잘못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전 국민이 혜택을 보는 게 국민연금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자라는 삼성 이건희 회장도 우리 공단으로부터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1988년 제도 도입 초기 연금을 너무 적게 내고 너무 많이 받는 구조로 만들었다가 이를 고치려고 계속 땜질을 해 온 게 불신의 골을 키운 듯하다.”고 말했다.“소득의 3%만 보험료로 내고 평균소득의 70%를 보장받는 터무니 없는 구조로 제도가 출발했습니다. 이후 보험료를 6%,9%로 차차 확대하고 보장액을 60%까지 끌어내리긴 했습니다만 국민들의 불신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지요.”

“현 상태대로라면 국민연금이 2047년 고갈될 것이란 추계가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뻥튀기한 것이란 주장도 있더군요.5년마다 재정추계를 갱신하도록 돼 있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2003년 최고 전문가들을 동원해 계산했던 것인데, 지금 계산하면 오히려 더 나쁘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추계 당시보다 금리가 더 떨어졌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어떨지는 2008년에 나올 추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빈곤계층의 제도권 편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현재 가입자는 1700만명이 넘지만 실제 연금을 내는 사람은 1200만명 밖에 안 됩니다.500만명 중 상당수는 안 내기보다는 못내는 사람들인데 이들이야말로 정말로 노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저소득층 100만명에 대해 농어민 지원기준을 적용해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돈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투자

그는 “현재 180조원으로 세계 5위인 기금이 머잖아 200조원을 넘어서면 2,3위 수준이 된다.”고 규모를 소개했다.“안정적이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채권 투자는 줄이고 그 대신, 주식과 대체투자의 비중을 높여나갈 것입니다. 국내외 주식투자는 지난해 말 12.0% 수준에서 올 연말 16.4%로 4.4%포인트 늘릴 예정입니다.”

공사는 이미 울산신항, 부산~울산 고속도로, 인천공항철도, 지방 하수도사업 등 실물투자를 본격화했다.

“금융시장 건전성을 위해서라도 국민연금이 국내시장에 계속 참여해선 안됩니다. 우리 기금의 덩치가 너무 커져 버렸거든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단 얘기입니다. 싱가포르의 국영투자공사(GIC)와 같은 수준을 목표로 삼고는 있지만 아직은 역량이 달립니다.”

그는 “일단은 따라 하면서 배우는 게 최상책”이라면서 해외 벤치마킹의 방향을 3가지로 제시했다. 우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경험 많은 해외 자산운용사와 제휴할 계획이다. 현재 7곳으로부터 전략적 제휴 제안을 받아놓은 상태로 연초에 2곳을 선정한다. 또 미국 캘퍼스(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 캐나다 CPP(국민연금) 등 해외 유수의 연기금과도 손잡는다는 복안이다.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세계은행(IBRD)에도 사람을 보내 배우고 돌아오게 할 예정이다.

“직접투자도 확대합니다. 광업진흥공사가 추진하는 해외 광물개발 펀드와 석유공사의 해외 유전개발 펀드 투자를 우선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광산 등은 워낙 리스크(위험)가 큽니다. 이번에 리스크관리팀을 실(室) 조직으로 격상했습니다. 수익성도 높여야 하지만 위험관리를 통해 국민들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김 이사장은 공단의 자체 의사결정 권한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주요 결정사안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게 돼 있어 업무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약하다.”면서 “예산과 인력은 물론이고 기금운용의 수익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라도 공단에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주고 이를 평가하는 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7-01-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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