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 은행 총재가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고 서울평화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에서도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각 분야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에는 서로 공감하지만 재원 마련과 운영 방식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어 활성화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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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소규모 생업자금을 무담보로 지원하는 자활프로그램이다. 그라민 은행은 지난 30년 동안 1700만명에게 57억달러를 지원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제도권 금융사들이 서민금융을 외면해 무담보 소액대출과 같은 대안금융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거의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8월말 현재 은행권 3635억원, 증권사 87억원에 이르는 휴면예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19일 유누스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휴면예금 활용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예금주들의 동의 없이 휴면예금을 사용할 수 없고, 휴면계좌 관리비용을 부과하려고 하고 있어 마이크로 크레디트 제도가 정착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한때 자발적인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기탁하는 방안을 세운 적이 있지만 정치권의 반대로 논의가 중단됐다.”면서 “은행권에서 의견을 모아봐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현재로선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과 한나라당 남경필·홍문표 의원 등은 국회 재경위에 계류 중인 ‘휴면예금의 처리 및 사회공헌기금 설치 등에 대한 법률’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사라지는 상법 64조에 따라 휴면예금을 강제 출연해 국무총리 소속의 대안금융 전문기관을 통해 제도를 운영하자는 입장이다.
사회연대은행은 휴면예금 활용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금융 소외층들이 제도권 금융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2006-10-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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