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효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금리 효과는 부분적일 뿐 버블(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10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을 앞두고 해묵은 금리 효과를 둘러싼 말들이 많다. 이른바 ‘금리 버블’ 논쟁이다.
일각에서는 콜금리를 현재(4.25%)보다 0.5%포인트는 더 올려야 금리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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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금리’ 아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 3.25%였던 콜금리를 4.25%로 1%포인트 올린 이후 금리 인상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투자·소비 등 실물 부문과 금융부문 간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금리가 한동안 저금리 기조로 ‘늘어진 고무줄’처럼 효과가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금리 영향이 시장에 곧바로 흡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자금을 흡수한 점을 예로 든다. 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수신 금융상품의 비중이 줄어든 것이 대표적인 예다.
8일 한은에 따르면 주요 금융기관의 단기수신 비중은 지난해 8월 52.6%였던 것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지난 6월 말 현재 51.5%로 낮아졌다. 한은 장병화 금융시장국장은 “시중부동자금의 규모 자체는 줄어들지 않지만, 단기부동자금 비중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면서 “이는 부동산 쪽으로 몰리던 단기부동자금을 빨아들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연구위원은 “콜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및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금리가 ‘체감 수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앞으로 어느 정도 올려야 정상 수준인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박사는 “금리 효과는 경기와 물가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은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데 적잖이 기여했다.”고 말했다.
●‘금리버블 있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금리는 인상·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투자·소비 등 실물 부문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 “자금 왜곡 현상을 바로잡는 데는 다소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지만, 실물 경기에 대해서는 무반응”이라고 말했다. 투자 및 소비의 금리 탄력성이 아주 낮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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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기 사이클의 진폭이 작은 ‘미니 사이클’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조정으로 경기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은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를 올리더라도 물가를 잡는 데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영철 서울대 국제통상금융센터 소장은 “개방경제 아래에서는 환율의 급격한 변동 등 변수가 적지 않아 통화신용정책은 물가를 잡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는 있겠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상당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린다면 물가도 못 잡고, 부동산 시장에 주는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소장은 “다만 물가상승 압력이 없다면 통화신용정책은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용될 수 있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경상수지 악화를 동반하는 경우 재정축소 정책을 사용할 수 있지만, 국제 유가가 오르고, 경상수지가 악화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과 경제 악화, 경상수지 불균형이 한꺼번에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재정정책을 써야 할지 딜레마가 생긴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2006-08-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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