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권 휴면계좌 통합조회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증권 계좌를 제외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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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계좌는 은행 예금이나 보험금과 성격이 다르고 준비가 덜 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금융계에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는 평소 모습과 비교하면 모순”이라고 꼬집는다.
●잠자는 은행 돈만 전 국민이 1만원꼴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주민등록번호와 이름만 입력하면 은행이나 보험사에 방치된 휴면계좌 명세를 한꺼번에 찾아낼 수 있는 통합조회 시스템이 개설된다. 유족들이 고인의 금융계좌도 검색할 수 있다.
이용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융인증을 받은 뒤 조회 시스템을 통해 휴면금을 확인, 거래 금융기관에 신청하면 현금을 받을 수 있다.
휴면 잔액이 적거나, 사회복지기금 등에 기부를 원하면 클릭 한번으로 즉시 계좌이체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은행의 휴면계좌 수는 4600만 8875개, 누적액은 4640억여원에 이른다. 국민 한 사람이 1만원씩 입금된 은행계좌 1개씩을 갖고 있는 셈이다. 보험 계좌는 1009만여개에 4754억원, 증권 계좌는 292만여개에 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도 8만여개,3억여원에 이른다.
●슬며시 증권만 빼놓아 섭섭
문제는 증권 계좌만 조회 시스템에 빠진 점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휴면계좌 활용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을 때에는 증권도 포함됐으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와 정부측 논의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증권은 은행, 보험과 달리 장기투자 등으로 소멸시효가 분명하지 않고, 휴면 자산의 형태가 현금 외에도 주식, 채권 등이 뒤섞여 이를 구분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문표 의원은 “금융 이용자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되돌려 주는 게 원칙이고, 그래도 남은 돈은 노인복지 등 공익사업에 쓰는 게 옳다.”면서 “증권만 제외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휴면계좌 찾아주기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일이어서 증권사별로 따로 비용을 들여 우편물 등을 보내고 있다.”면서 “정부가 조회 시스템을 추진하면서 증권의 참여 여부를 물어본 적이 없어 비용 절감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6-02-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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