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한진家 정석기업은 ‘오너 자금원’

[재계 인사이드] 한진家 정석기업은 ‘오너 자금원’

류길상 기자
입력 2006-01-03 00:00
수정 2006-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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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형제간 ‘유산분쟁’의 진원지인 정석기업이 오너일가, 특히 조양호 회장 일가의 ‘자금원’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이미 정석기업 지분 매각으로 500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정석기업에 따르면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는 이 회사는 조양호 회장에게 지난해 3월 30억원을 빌려주는 등 모두 86억원을 대여했다. 조 회장은 정석기업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25%)다.

인하학원 102억원, 대한항공 1431억원,㈜한진 536억원, 한진중공업 345억원, 한진해운 744억원, 한국공항 699억원 등 계열사 채무보증도 3860억원에 달한다.

오너일가들이 납부하지 못한 상속세에 대한 보증도 정석기업이 맡았다. 정석기업은 조양호 회장 30억원, 누나 조현숙씨 19억원, 어머니 김정일씨 12억원, 인하학원 18억원 등의 상속세 납부 보증을 섰다.

1974년 설립된 정석기업은 지난해 매출 249억원에 53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중소 규모 기업이지만 서울 중구 해운센터 빌딩과 인천·부산 정석빌딩 등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치만 1600억원이 넘고, 총자산이 2448억원에 달하는 알짜회사다. 특히 ㈜한진의 지분 14.14%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한진은 대한항공 주식을 9.43%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석기업이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는 셈이다.

이번 유산분배 소송의 당사자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한진중공업은 이미 정석기업 지분을 처분하면서 500여억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 회장은 지난해 계열분리를 앞두고 정석기업 지분을 처분했고 등기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정석기업 주식 42만 6051주를 주당 11만 3031원에 처분,481억원을 회수했다. 한진중공업도 같은해 6월 4만 4180주를 주당 8만 6947원에 매각(38억원)했다. 이들이 매각한 주식은 대한항공이 인수했다.

정석기업은 또 한진중공업이 갖고 있던 ㈜한진 주식 130만주를 168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대신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5월 정석기업 소유였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빌딩을 221억원에 매입했다.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이 조양호 회장측에 돌려달라고 소송을 낸 정석기업 주식은 6만 8000여주로 조남호 회장이 처분한 시가로 따지면 76억원이다.76억원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이보다는 장남(한진그룹),3남(한진해운)보다 차남(한진중공업)과 4남(메리츠증권)에게 떼어 준 기업규모가 너무 적은데서 나온 불만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화수분’인 정석기업에서 완전히 배제되면서 차남과 4남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6-01-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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