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건설 푸대접… 조선과 밀월

철강업계 건설 푸대접… 조선과 밀월

입력 2005-06-01 00:00
수정 2005-06-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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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 ‘밀월’, 철강-건설 ‘힘겨루기’.

수요업계를 다루는 철강업계의 방식이 사뭇 다르다. 조선업계에 대해서는 애정을 맘껏 드러내는 반면 건설업계에는 찬바람이 일 정도로 냉랭하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강과 건설업계는 철근 가격을 놓고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 철강과 조선업계는 최근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상생경영’을 논의할 정도로 우애를 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에서는 철강업계의 ‘건설 푸대접론’이 제기되고 있다.

●철강 vs 건설, 철근값 인하 힘겨루기

건설업체 자재구매 담당자들의 모임인 ‘건설회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최근 현대INI스틸과 동국제강 등에 철근 가격 인하를 다시 한번 요청했다. 철근 가격의 60∼70%를 차지하는 고철의 국제시세가 지난해 2월 t당 340달러로 최고점에 이른 뒤, 지난달에는 t당 253달러까지 떨어져 철근가격 인하 요인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요지부동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하를 고려할 정도로 고철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특히 단기간의 가격 변동은 수시로 있어 왔던 만큼 건설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이기에는 무리”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심 고민하는 눈치다. 비수기인 지난 1·4분기에는 철근 생산량 조절로 재고 물품을 처리했지만 성수기인 2·4분기에도 건설 경기 악화로 판매가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선행지수인 고철 가격의 하락은 전 세계적으로 철근의 공급 과잉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고량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대신증권 문정업 연구위원은 “중국산 철근의 수입 확대와 고철 가격의 하락으로 국내 철강업계도 3·4분기에는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업계는 철강업계가 철근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경우 국산(t당 53만원 수준)보다 5만∼6만원 저렴한 중국산 철근 사용량을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중국산 철근 수입 물량은 지난 2월 1만 6507t에서 지난 4월에는 8만 6593t으로 늘었다. 건자회 최현석 회장은 “철근시장 시장점유율 32%를 차지하는 현대INI스틸이 지속적으로 고가정책을 펴는 것은 일종의 독과점 폐해”라면서 “수입 물량 확대 등 다양한 압박카드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철강 vs 조선 CEO간 상생협의 잘돼

철강과 조선업계는 ‘상생경영’이 한창이다. 두 업계 CEO들은 최근 ▲철강재 수급 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고급 철강재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능력 강화와 안정적인 철강조업 뒷받침▲연구개발 분야 교류 확대▲수급상황 및 공통현안에 대한 수시 협의 등을 합의했다. 또 조선용 후판 최대 공급업체인 포스코는 기존 생산설비 합리화를 통해 조선업계가 필요한 후판 생산량을 최대한 늘릴 방침이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두 업계 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긴밀한 협력에 전격 합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철강산업은 상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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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5-06-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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