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장 증시] (하) 호황증시의 과제

[황소장 증시] (하) 호황증시의 과제

입력 2005-01-21 00:00
수정 2005-01-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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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이 모처럼 살아나면서 증시가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는 불씨가 됐으면 하는 기대감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선 증시로 돌아온 자금이 다시 떠나지 않도록 자본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치가 높으면 돈은 모인다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주식의 총가치(시가총액)가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다.20일 현재 1주당 48만원으로 총액이 무려 70조 703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4분기 때에는 외국인투자가들이 기업실적 악화 우려로 삼성전자를 가차없이 팔아치웠다. 그러나 지난 14일 실적 공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자 대규모 매수에 나섰다. 외국인들은 1주일 사이 수조원대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팔았다. 매수액이 매도액보다 1131억원 많았다.

기업의 가치가 높으면 그곳으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가 높아지려면 기업의 노력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기업활동이 보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불어 자본시장을 키워야 투자의욕을 북돋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국내 자본시장은 막강한 외국계 자본과 활동력이 약한 국내 은행들 사이에서 기업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계는 기업의 장기적 투자보다는 단기적 배당에 관심이 끌릴 수밖에 없고, 은행은 모험적 기업투자보다 소비금융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한국증권연구원 김형태 부원장은 “은행은 안전한 예금상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과도한 리스크에 부담을 느낀다.”면서 “기업금융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 증권·투자사 중심으로 투자은행을 육성해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한 룰이 시장을 키운다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최근 증시호황에 편승, 자사의 주가를 띄우기 위한 불공정성 공시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엉텅리 공시만 믿고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다면 ‘주식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는 불신 풍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법성이 드러나면 이를 엄단할 방침이지만 금융당국의 감시나 제재보다 더욱 효율적인 것은 공시분석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과 함께 시장 자체의 자정능력을 키우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집단소송제도에 대해서도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소액주주와 기업주 모두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간섭과 금융당국의 감시로부터 벗어나 자율적인 눈초리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윤계섭 교수는 “분식을 저지른 기업은 자금조달이나 기업공개 등을 아예 못 하도록 증권사들 사이에 협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장이 커야 손님이 온다

요즘 증시 주변에서는 “적극적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서는 주식매매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주식매매비용은 매매액의 0.75%로 외국 증시에 비해 2배 이상 높다.0.45%는 증권회사, 증권예탁원, 증권거래소 등 소비자가 거래를 위해 이용하는 기관들의 수수료이고, 나머지 0.3%는 농어촌발전특별세 등 세금이다. 반면 각국의 상장기업수는 일본 2306개, 홍콩 1096개, 싱가포르 632개 등으로 우리나라(683개)보다 대체로 많다. 시장에 팔 물건은 볼품없는데 수수료만 듬뿍 뜯는 꼴이다.

증권거래소 이규성 홍보부장은 “자본은 손해보지 않고 먹을 것이 있다면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상장요건의 완화, 해외증시 교차상장 추진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5-01-21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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