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高시대 마인드를 바꾸자](상) 타격만큼 得도 있다

[원高시대 마인드를 바꾸자](상) 타격만큼 得도 있다

입력 2004-11-17 00:00
수정 2004-11-1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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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090원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090원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090원이 무너진 16일 인천국제공항 청사를 찾은 여행객들이 은행 창구에서 환전하고 있다.
영종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미국의 달러화 약세 정책 고수로 본격적인 ‘원고(高) 시대’를 맞고 있다.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수출에 타격이 우려되지만, 환율을 떠받치기도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환율하락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환율하락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율방어에 더 이상 국고와 시간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원고시대에 걸맞은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율하락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한 대안 등을 제시하는 시리즈를 3차례에 걸쳐 싣는다.

환율하락, 이점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부정적 또는 긍정적인 측면 가운데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이점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명지대 윤창현 교수는 “원유 등 수입물가가 싸지면서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수입물가 하락으로 1단위를 수출해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그동안 싼 가격으로 경쟁했던 한계기업들이 도태되면서 수출산업의 구조조정을 유발하는 측면도 있어 환율하락은 장기적으로 보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도 “환율하락은 우리 기업들이 겪고 넘어가야 할 과정”이라면서 “다만 재작년부터 서서히 환율하락에 대비했더라면 충격은 지금보다는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환율하락이 내수진작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사람들은 그동안 수출을 위해 환율을 떠받쳐온 것은 거품이라고 주장한다.

미래에셋증권 이덕청 이코노미스트는 “전통적으로 기업은 수출로 먹고 산다는 얘기를 해왔지만, 지금까지 근거는 뚜렷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비교적 수출이 잘되는 반도체나 휴대폰 등도 따지고 보면 일본에서 비싼 값으로 부품을 사왔기 때문에 수출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기대보다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환율이 하락하면 교역재의 값은 떨어지는 반면 비교역재(서비스산업)의 값이 비싸지기 때문에 내수확대의 여지가 생긴다.”면서 “이를 통해 실질적인 소득 및 소비증가 효과가 나타나면 자연스레 내수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강삼모 박사는 “환율하락으로 기업들이 당장은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만, 가격경쟁체제로 이뤄져왔던 수출 패턴이 품질경쟁체제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수진작, 기업경쟁력 확보

환율하락이 수출기업에게 다소 타격을 주는 반면 수입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물가안정에 적잖이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화증권 홍춘욱 전략팀장은 “고유가 행진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인하에 따른 수입단가 하락으로 물가는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내수기업들의 채산성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고, 이를 통해 내수경기가 부양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기업들이 받는 타격은 글로벌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가를 치른다고 봐야 한다.”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팀장은 일본도 1980년대에 엔·달러 환율이 260엔대에서 100엔대로 급락하는 과정을 거쳤던 점을 예로 들었다. 당시 일본 기업들은 본격적인 혁신에 나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2004-11-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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