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동장 뽑았다

주민 손으로 동장 뽑았다

입력 2004-08-12 00:00
수정 2004-08-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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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가 많은 지역특성을 고려해 구청·경찰과 협의해 방범활동에 행정력을 모으겠습니다.” “문화복지회관과 어린이공원 건립을 추진하겠습니다.”

임형만 동장
임형만 동장 임형만 동장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역삼1동 사무소에서는 대통령선거 못지않은 열기가 느껴졌다.동장에 입후보한 임형만(53) 일원1동장과 다른 동의 A모(58) 동장,B모(53) 구의회 전문위원 등 3명이 주민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30명의 주민들 앞에서 동행정을 이끌어갈 소견과 평소 공무원으로서의 소신 등을 소상히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곧바로 투표가 실시돼 지역현안을 적절히 지적한 임후보가 20표를 획득해 신임 동장으로 선출됐다.낙방한 A모 동장과 B모 전문위원도 각종 민원해결 등 비슷한 소견을 발표했으나 ‘정년퇴임 임박’ 등으로 주민들의 표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

서울 강남구청은 11일 이처럼 주민들이 투표로 일정 공무원을 선임하는 ‘직위공모 시민심사제’를 통해 명예퇴직한 역삼 제1동장 후임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평소 구정업무를 이해하고 있는 통장,주민자치위원 등 직능단체 회원 202명 가운데 무작위로 60명을 추출한 뒤 당일 참석이 가능한 주민 30명을 추려냈다.투표에 참여한 역삼1동 이환래(62) 주민자치위원장은 “후보 개개인에 대해 주민들이 잘 알고 있었다.”며 “누가 더 오래 동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잣대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동장은 “직위공모 시민심사제로 동업무를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돼 책임감도 커지고 동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진것 같다.”고 말했다.임동장의 자리 이동으로 결원이 생긴 일원1동장도 이달중 직위공모를 통해 희망자를 접수받아 선출,발령을 낼 방침이다.

강남구청은 동장 외에도 행정 5급에 해당하는 구청내 58개 과장직위도 직위공모제에 의한 주민투표로 적임자를 선정할 방침이다.해당업무와 관련이 있는 주민,직능단체 중에서 30명의 투표인단을 구성할 방침이다.그러나 과장직 인사요인이 거의 없어 구청이 선거열기로 휩싸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문용 강남구청장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행정분야의 간부들은 주민들이 직접 자질을 검증,선임함으로써 자치행정에 신뢰감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원들의 인사불만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주용학박사는 “최일선의 행정을 맡고 있는 동장을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선임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를 더욱더 현실화시킬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러나 “신분이 보장되어야 할 직업공무원들이 주민투표로 인해 인격이나 능력평가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어 시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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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2004-08-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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