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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권정현의 세 번째 장편소설 ‘미미상美味傷’ 출간

소설가 권정현의 세 번째 장편소설 ‘미미상美味傷’ 출간

입력 2020-07-06 15:53
업데이트 2020-07-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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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가 몸속에 가냘픈 해골 하나씩을 숨기고 살아간다”

우리 모두가 몸속에 해골 하나씩을 숨기고 있지만 어떤 사건이 제 몸을 두드리기 전에는 이를 느끼지 못한다. 자신 앞에 한껏 꾸미고 앉아 웃고 있는 여인이 실은 퀭한 두 눈을 지닌 해골을 숨기고 있음을 누구도 알지 못한다.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만화에서 숱하게 해골을 접했지만 누구도 해골을 진지하게 들여다본 적은 없다. 주말이면 패스트푸드점에 앉아 적당히 익은 햄버거를 씹어대면서 얼마나 많은 소들이 잔인하게 도살되는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해골은 해골이다. 해골이 대단히 큰 의미를 지닐 수는 없겠다. 하지만 어떤 해골이든 그것은 단순한 해골이 아니다.(p.67)

매혹적인 문장으로 인간 내면의 자아를 탐구해 들어가는 소설가 권정현의 세 번째 장편 소설 ‘미미상美味傷’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미미상’은 ‘나무옆의자’에서 기획한 ROMAN COLLECTION의 15번째 작품으로, 어느 날 부지불식간에 사랑하던 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게 된 한 남자가 골목과 골목, 골목과 공터, 골목과 달의 경계를 오가며 경험하게 되는 환상적이고 기이한 두 달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공터에서 우연히 줍게 된 해골을 집으로 가져와 함께 생활하다가 제 자리로 돌려놓는 과정을 시종일관 깊이 있는 문장으로 사색해 들어가는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살아간다는 건, 아니 사랑한다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라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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