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대리투표까지… 고개만 숙인 ‘중앙사과관리위원장’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25-06-02 00:48
수정 2025-06-02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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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쿠리 투표 이어 부실 관리 도마

사전투표지 반출돼 비판 커지는데
투표 사무원, 대리투표 혐의로 구속
노태악 “사전투표 관리 미흡 송구”
‘재발 방지’ 제대로 된 조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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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성동구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사전투표 관리 부실 논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성동구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사전투표 관리 부실 논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0대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에 이어 이번엔 사전투표용지 외부 반출, 배우자 대리투표 등 부실 관리 논란이 일면서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본투표 시작도 전에 고개를 숙였다. 모범적 민주주의 국가라 평가받는 대한민국에서 대선 때마다 후진적인 투표 부실 관리 논란과 실효성 없는 사과가 반복되면서 일각에선 선관위가 ‘중앙사과관리위’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노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동대문구·성동구 선관위 합동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투표 날에 있었던 투표 부실 관리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선거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문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혀 엄정한 법적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 투표용지 외부 반출 사태로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연이어 터지자 결국 선관위원장이 직접 사과를 한 것이다.

같은 날 선거사무원 박모씨는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사전투표소에서 배우자 신분증으로 투표용지를 발급해 대리투표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법 염혜수 판사는 1일 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또 경기 김포시와 부천시의 한 사전투표소 투표함에서는 지난해 치러진 22대 총선 투표용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선관위의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해 서울시선관위원장과 사무처장, 경기도선관위원장 등 16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했다.

선관위가 부실 관리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묻지 않으면서 비슷한 잘못이 반복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관위는 2022년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로 불리는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해 사무를 총괄 관리한 선거정책실장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해당 인사는 이듬해 다시 1급에 해당하는 충북선관위 상임위원에 재지명돼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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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원장이 선거 관리와 재발 방지가 아닌 ‘사과’만 관리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쿠리 투표 논란 당시 노정희 선관위원장은 여론에 밀려 ‘뒷북 사과’를 하고 선관위원장 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겸직하던 대법관 직은 그대로 유지해 논란이 됐다. 이번에 고개를 숙인 노 위원장 역시 대법관을 겸하고 있다.
2025-06-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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