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은 극단선택, 차가운 거리로… 국회는 선거 앞으로 [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하)]

피해자들은 극단선택, 차가운 거리로… 국회는 선거 앞으로 [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하)]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4-02-22 17:44
수정 2024-02-2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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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쟁만
與 “野 단독처리 절차 치유 먼저”
野 “‘선구제’ 직회부 결정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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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오산 전세사기 피해자 오경진씨. 2024.2.7 오장환 기자
경기도 오산 전세사기 피해자 오경진씨. 2024.2.7 오장환 기자
“전세사기 피해로 7000만원을 반환받지 못한 상황에서 대출 연장까지 되지 않는다. 정부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 이 문제가 꼭 해결됐으면 좋겠다.”

지난해 2월 인천 미추홀구에서 ‘건축왕’ 남모(63)씨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30대 A씨는 이런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꼭 1년이 흘렀다. 윤석열 대통령과 검경은 “지구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했고, 5500명이 넘는 사기꾼이 검거됐다. 지난해 6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정말 뿌리 뽑힐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여야가 6개월마다 보완 입법을 하기로 법률에 명시할 만큼 급조된 특별법은 피해자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1년 사이 6명의 피해자가 A씨와 같은 선택을 했고 다른 피해자들은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피해자들이 가장 바라는 구제안은 ‘선구제 후회수’ 방식이다. 22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의 10대 요구 사항을 살펴보면 피해자들은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반환채권을 우선 매입한 뒤 다수의 피해 주택을 집단으로 경·공매에 넘겨 보증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피해자들의 염원을 담아 지난해 9월 이후 개정안 8개가 발의됐지만 국민의힘에선 “개인 간 계약으로 발생한 채무를 세금으로 갚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 일부 반영된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개정안은 공공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임차보증금 반환 채권을 우선 매입한 뒤 경·공매를 통해 추후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 채권 매입 가격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우선변제 보증금 비율인 최소 30% 이상이 되도록 했다. 또 피해자 인정요건 중 임차보증금 한도를 현행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최대 7억원)로 높이고 외국인도 피해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의회 폭거”라며 반발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야당이 단독 처리했기 때문에 절차상 치유가 먼저”라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 간사인 소병철 의원실 관계자는 “29일 예정된 본회의 전에 논의 제안은 해볼 예정이라 본회의 직회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법사위에 회부된 지 60일이 경과하는 25일까지 지금처럼 합의가 불발되면 상임위 재적 5분의3 이상 동의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본회의로 가더라도 30일간의 숙려기간을 거쳐야 한다. 참여연대의 박효주 간사는 “3월 말이면 선거 정국이라 의원들이 출석을 못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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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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