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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재건축 숨통 속 ‘입주·공급 절벽’ 우려… 더 과감한 규제완화 속도 내야/논설위원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재건축 숨통 속 ‘입주·공급 절벽’ 우려… 더 과감한 규제완화 속도 내야/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23-12-04 02:38
업데이트 2023-12-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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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부동산 엔진’ 본격 가동

대출·세금 등 전 분야 대책 쏟아져
공급 활성화는 빠르게 속도 못 내
‘재초환법’ 내년 상반기 시행 전망
실거주의무 존치 ‘거래 절벽’ 심화

건설사들 원자재·인건비 급상승
경기 침체 속 수요 감소 겹쳐 고통
5곳 중 2곳 ‘잠재적 부실기업’ 해당
유동성 공급 현실화 등 지원 필요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안이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아파트 용적률을 높이고 안전진단을 면제하는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재건축 활성화에 걸림돌이 돼 온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재초환법) 개정안도 30일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법안들이 국회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내년 상반기 중엔 시행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지난 3년여의 공급 가뭄으로 이미 ‘입주절벽’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허가 부진과 경기침체, 건축비 급등으로 내년엔 ‘공급절벽’까지 겹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동안 내놓았던 정책의 추진 속도를 높이고 추가적인 규제완화도 좀더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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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재건축 완화 관련 법안이 통과됐지만 공급 물량 급감으로 내년에 입주·공급 절벽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총선을 앞두고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재건축 완화 관련 법안이 통과됐지만 공급 물량 급감으로 내년에 입주·공급 절벽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반시장적 부동산 규제완화에 초점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줄곧 부동산 규제완화에 초점을 둔 정책을 폈다. 대출과 세금, 재건축, 규제지역, 분양 등 부동산 전 분야에 걸쳐 규제를 푸는 방안이 쏟아졌다. 문재인 정부 때의 실책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지난해 5·10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요건 완화 등을 실행했고, 6·21대책과 7·20대책을 통해 ‘착한 임대인’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2년 거주 요건 면제,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 80% 완화책도 내놨다. 8·16대책은 윤 정부의 주택 공급 로드맵이었다. 2024년까지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임기 내 27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담았다. 그리고 후속 대책으로 재건축부담금 합리화(9·29), 재건축안전진단 기준 완화(12·8), 중소형아파트 임대사업 부활(12·21) 등을 발표했다.

올 들어서도 강남 3구 등을 제외한 지역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분양가상한제 실거주 의무 폐지(1·3), 전세가율 하향(2·2),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시 우선매수권 특례 부여 등의 대책이 나왔다.

●文 정부 실책 바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윤 정부 출범 후 천정부지로 올랐던 집값은 빠르게 떨어졌다. 발빠른 규제완화와 공급 확대 예고, 전 세계적인 경기 하강, 금리 인상 등이 겹친 결과였다. 지난해 말 이후엔 집값 연착륙을 우려해 대책을 내놓을 정도로 시장이 안정됐다. 문 정부의 규제 일변도 반시장적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주택 공급은 여의치 않은 상태다. 경기침체 탓도 있지만 공급 활성화를 뒷받침할 대책들이 발빠르게 실행되지 못한 이유가 크다.

우선 도심 공급의 핵심인 재건축 관련 규제완화가 너무 늦어졌다. 내년 4월 이후에나 시행될 예정인 재초환법 개정안만 해도 지난해 주택 공급 로드맵이 나온 뒤 바로 입법 절차를 밟아 실행됐어야 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완화와 안전진단 완화는 재건축 추진의 2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한데 안전진단 완화가 지난해 12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뤄진 반면 재초환법안은 1년 반가량 늦게 입법되면서 도심주택 공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재초환법 개정안은 재건축사업으로 얻은 조합원의 초과이익 기준을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올리고, 부담금 부과 개시 시점을 기존 조합설립추진위 구성 단계에서 조합 설립 인가 단계로 늦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적정 이익을 보장함으로써 위축된 도심 재건축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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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상제 아파트 실거주 의무 완화’ 필수

올해 1·3대책에 포함된 분양가상한제 실거주 의무 폐지안은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한 핵심 방안이다. 하지만 해당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은 재초환법과 달리 지난달 30일 상임위 문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지난 1년간 법안에 반대해 온 야당이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따라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 최초 수분양자들은 2~5년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해 실거주 의무 규제를 받는 아파트가 전국 66개 단지, 4만 4000여 가구에 달한다. 이들은 당분간 집을 팔 수도, 세를 놓을 수도 없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4만 가구 이상이 국회에 인질로 잡힌 셈”이라며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의무 존치로 거래절벽이 심해지고 전월세 공급이 줄어 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서울의 경우 이미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 가구 안팎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실거주 의무발 전월세 공급 감소까지 겹칠 경우 세입자 고통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 선행 지표인 서울의 인허가 실적 누계도 지난 8월 기준 1만 9000여 가구에 불과해 내년엔 입주절벽과 함께 분양공급 절벽이 동시에 올 가능성도 있다. 야당은 실거주 의무 폐지 시 갭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는 논리를 펴지만, 분상제 아파트 수분양자의 대부분이 무주택자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건설업체 부실 심화, 대응 방안 시급

경기침체가 장기되하면서 건설업체들의 부실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건설 원자재와 인건비 급상승에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까지 겹쳐 건설사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자재값·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 건설사 5곳 중 2곳은 ‘잠재적 부실기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많아 정상적 채무 상환이 어려운 기업들이다. 실제로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0월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32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9건)보다 80% 넘게 늘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신규 등록은 4850건에서 923건으로 대폭 줄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건설 원가가 높은 상태로 지속된다면 내년 이후 건설업계의 부실이 본격화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계의 부실 악화는 곧 주택 공급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에선 부실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유동성 공급 현실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등 채찍질만 할 게 아니라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통한 보상책도 내놓으라고 호소한다. 정부가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임창용 논설위원
2023-12-0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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