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사회면] ‘종삼’ 사창가 단속/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종삼’ 사창가 단속/손성진 논설실장

손성진 기자
입력 2017-05-21 17:48
수정 2017-05-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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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악명을 떨치던 서울 종로3가 일대의 홍등가가 5일 상오 시 당국의 마지막 소탕으로 없어졌다. 5일 새벽 5시를 기한 ‘나비 작전’에는 경찰 기동대원 234명, 종로구청 철거반 236명, 차량 14대가 동원돼 돈의동 훈정동 묘동 봉익동 인의동 등 일대에 끝까지 남아 있던 창녀 72명을 검거, 서울시립부녀보호소(대방동)에 수용했다. 지난달 26일 ‘종삼 적선지역 철폐’ 발표가 있은 후 그동안 세 차례의 경찰 단속으로 250여호 1400여명의 창녀가 없어진 것이다.’(경향신문 1968년 10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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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사창가 이른바 ‘종삼’ 단속에 관한 기사다. 10월 5일은 추석 전날. 윤락녀들도 고향에 간다고 들떠 있었다. ‘종삼’ 사창가는 6·25 이후 서울 세운상가 맞은편 종로 3가와 4가 일대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었다. 작전명은 ‘나비 작전’이었다. 나비란 윤락녀(꽃)를 찾는 남성들을 이르는 말이었다. 사창가를 없애려면 유객들을 단속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데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1968년 9월 26일 서울 종로구청에는 김현옥 시장을 비롯해 종로구청장과 보사부, 경찰 간부들이 모였다. 회의는 갑작스럽게 소집됐다. 이날 오후 2시쯤 김 시장이 세운상가 건축 현장을 둘러보고 수행원 두세 명과 예지동 뒷골목을 걸어가는데 한 윤락녀가 “아저씨 놀다 가요”라며 소매를 잡은 것이다. 불시 단속은 윤락녀가 시장의 얼굴을 몰라보고 접근한 데서 시작됐다.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졌던 김 시장은 그 길로 구청장실로 직행해 소탕 작전을 발표했다.

지방 사람들은 종삼 앞에 서울의 서자를 붙여서 ‘서종삼씨’라고 의인화해서 불렀다. 한 원로 작가는 1950년대의 폐허에서는 명동의 술과 종삼의 여자만이 작가들의 고향이었다고 고백했다. 매춘업은 일제강점기부터 번성했다. 일본인들은 일본에서 일인 매춘부들을 불러들여 매춘 영업을 시작했다. 예기(藝妓)와 창기(唱妓), 작부(합쳐서 게이샤)가 경술국치 당시에 이미 4000여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종삼에 광범위한 사창가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방이 여러 개인 전통 한옥들이 밀집된 종삼 지역은 윤락녀들이 터를 잡기에 좋았다.

처음에 단성사 뒷골목에서 출발한 종삼은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동서로는 탑골공원에서 종로 5가까지 1㎞나 뻗쳤고 남북으로는 200m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장됐다. 서울시는 날로 뻗어 가는 사창가를 주기적으로 단속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종삼의 윤락녀들은 그 후 어떻게 됐을까. 일을 그만두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간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풍선 효과다. 종삼이 없어진 뒤 ‘미아리 텍사스’나 ‘청량리 588’ 같은 작은 종삼들이 생긴 것도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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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진 논설실장

2017-05-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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