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칼럼] 120엔젤이 부르는 희망가

[박재범 칼럼] 120엔젤이 부르는 희망가

입력 2009-11-26 12:00
수정 2009-11-2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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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에 아주 작은 기사 하나가 실렸다. 대부분 무심코 지나쳤을 이 기사는 서울시 120다산 콜센터의 상담건수가 1000만건을 돌파했다는 내용이다. 가동된 지 고작 이년 남짓 된 곳으로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물론 이 기사를 거론하는 것은 수치화된 실적 때문은 아니다. 콜센터의 공무원과 민간상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일궈낸 120엔젤팀의 섬김 리더십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들 500여명은 약자의 눈물을 닦는 데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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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주필
박재범 주필
지난달 방모씨는 서울 인사동에서 시각장애인 초청 자선회화전을 열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을 위한 손으로 만지는 그림전이다. 문제는 그림을 봐야 할 장애인들을 이동시킬 수단이 없다는 점. 방씨의 전화상담을 받은 서울시 직원들은 차량 5대를 몰고 나타났다. 방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친절함과 신속함, 따뜻한 배려는 감동”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사연이 알려졌다. 셋째아이를 제왕절개로 출산했으나 남편의 오랜 실직으로 병원비 마련에 애태우던 산모 김모씨도 전화상담 끝에 지자체의 출산장려금 50만원에 이웃돕기 성금 10만원을 받았다. 이것뿐이 아니다. ‘홀몸 노인’에게 짬 나는 대로 “밤새 안녕하신지” 안부를 묻는다. 황정일 서울 고객만족추진단장은 “상식이고 전혀 생색낼 일이 아니다.”면서 “서울의 홀몸노인 18만명 모두를 돌보는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세종시 등 굵직한 갈등이 춤추고 수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보다 내 몫이 왜 적으냐고 아우성칠 때 이들 엔젤팀은 그런 것에 무관심해 보인다.

1950년 말 흥남부두에서는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피란민 수십만명이 십수척의 LST에 오르려고 약육강식의 생존투쟁을 벌였다. 지금 우리 모두를 괴롭히는 개개인의 이기심과 무질서는 이런 참혹한 경험 등에 의한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반면 1914년 타이타닉호의 침몰로 승객 2200명 중 1500명이 숨졌을 당시 젊은 남성 승객들은 달랐다. 어린이, 노약자와 여성부터 비상구명정에 태웠다. 우리도 이제는 1차적 생존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됐다. 욕설과 주먹을 부르는 원초적 감성 대신 성숙한 사회의식이 자리를 잡아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한국 경제가 십여년째 G10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오히려 뒷걸음질치는 것은 사회가 합의한 공동체의 행동기준이 미흡한 탓이다. 이 기준이 사회적 자본이다. 사회적 자본이 쌓여야 G10의 기대가 현실화된다.

120엔젤팀 등이 전하는 온기는 우리의 DNA가 전쟁 난민적 분노와 무질서에서 타이타닉호 승객이 보여준 섬김과 질서로 진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무엇보다 사회 저변에서 소리소문 없이 변화의 불씨가 일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지난 23일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에서 시민 자원봉사자를 모집한 결과를 보면 불과 며칠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중용은 군자는 은미하고 알아달라고 외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군자의 도는 어둑어둑하지만 날로 빛나고,소인의 도는 뚜렷하지만 날로 사그라진다(君子之道 闇然而日章 小人之道 的然而日亡)고 했다.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며, 한발 더 나아가 성숙한 사회의식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들을 격려해 보자. 아직은 소수인 이들이 다수가 되도록 힘을 모으자. 120엔젤이 먼저 부른, 새 세상을 향한 희망의 노래를 함께 부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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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이영남 의원(더불어민주당·동대문구 제1선거구)이 22일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 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역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 선보인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설치 사업은 총 63억 5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에스컬레이터 2대를 신설한 프로젝트다. 2025년 3월 첫 삽을 뜬 이후 지장물 이설, 임시보행로 및 차수벽 조성, 기존 구조물 철거 및 신규 구조물 축조, 건축 마감에 이르기까지 제반 공정을 차근차근 거쳐 이날 최종 결실을 맺게 됐다. 이 의원은 “제기동역 1번 출입구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고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 오늘 결실을 맺게 됐다”며 “특히 어르신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제기동역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기까지 공사 과정에서 시민들의 불편도 적지 않았지만, 서울교통공사와 시공사, 관계자들이 노력해 개통까지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thumbnail -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jaebum@seoul.co.kr
2009-11-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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