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문장 저절로 나올때까지 암기
지난번부터 성인 영어학습법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이번 회에서는 중·고등학교 때 문법분석 위주로 공부했던, 일명 따지기식 영어가 어느 정도 되는 사람의 학습법에 대해 알아보겠다.따지기식 영어가 되는 사람들은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살펴보면 영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원어민의 말을 듣거나 대화하는 것은 잘 안 된다. 이를 고치기 위한 공부방법은 기본문을 자동적으로 입에서 나올 때까지 연습하고 문장 확장과 연결에 대해 학습하는 등 기초를 다져야 한다. 기초가 잡히면 영어 방송과 영자신문 등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귀와 입의 훈련을 하며 실력과 어휘력을 쌓는 것이 좋다. 미국 영화 한 편 정도 통째로 외워 구어체 감각을 익히는 것도 좋다.
먼저 영어 방송을 이용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미국 방송 등을 보거나, 번거로운 것이 싫으면 서점에서 해설판과 함께 판매하는 CD나 동영상 자료 등을 사서 공부해도 된다. 학습 순서는 받아쓰기, 정확한 내용 파악, 반복해서 들으며 귀로 입력하기, 입에서 저절로 나올 때까지 큰 소리로 박자 맞춰 읽기, 다시 여러 번 들어서 자연스러운 감각을 입력하기, 암기한 것을 노트에 적어 보기, 지나간 것들을 주기적으로 반복해 들으며 기억을 강화하기로 하면 된다. 이렇게 공부하면 영어의 소리감각이 귀와 입에 익숙해지고, 어휘력도 영어방송 수준으로 높아진다.
영어 방송으로 공부하는 틈틈이 영자 신문을 어순 감각에 맞춰 빠르게 읽는 ‘속독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서너 단어씩 묶어지는 의미단위인 청크를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어가며, 또 어순감각을 느끼면서 한 번에 한 청크씩 성큼성큼 읽는다. 옛날 습관 때문에 자꾸 되돌아가 따져보고 싶어도, 꾹 참고 리드미컬하게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이때 스톱워치 등으로 시간을 재면서 연습하는 것도 좋다. 매일같이 독해 속도를 기록하며 연습을 계속하면 자신의 발전 상태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연습을 계속해 영자 신문의 평균 독해 속도가 200wpm(분당 독해 속도)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CNN 뉴스 정도는 가볍게 들을 수 있게 된다. 영어의 자연스러운 소리감각이 귀와 입에 숙달됐고, 원어민식 문법감각·어휘감각이 머릿속에서 돌아가게 되면 어떤 분야의 영어든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탄탄히 기초가 잡히면 좀처럼 점수가 올라가지 않던 토익이나 토플 시험도 문제 푸는 요령만 알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토익·토플에 관해 추가로 얘기하자면, 기초력 없이 시험 보는 요령만 연습하면 눈치 점수만 약간 올라갈 뿐,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은 그대로 남아 있다. 결국 본격적인 진짜 영어는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점수 올리기에 마음이 급하더라도 기초력 쌓기를 제대로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빠른 길이다.
2008-11-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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