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위대한 일 해냈다”
애리조나주 볼티모어 리조트에서는 엘튼 존의 ‘I‘m Still Standing(나 아직 여기 있어요)’가 흘러 나왔다.28년 전 신디와 결혼을 자축하던 바로 그 장소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곳에 모인 수백명의 지지자들은 ‘승리 2008’이라고 쓰여진 배지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당선을 축하하러 온 것처럼 그들은 매케인을 연호하며 승리를 확신하는 듯했다.●28년 전 결혼자축 장소서 패배 맞아
방송국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매케인이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믿음을 쉽게 버리지 않았다. 오바마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에서 이긴 것으로 나타난 뒤에도 버디 로에머 전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무대에 올라 매케인이 앞서고 있는 다른 주를 발표했다.“그에게는 아직 접전 지역이 많다.”고 로에머는 전했다. 결국, 오바마의 승리가 확정되자 지지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몰리 핑크니(60·피닉스)는 방금 전까지 흔들던 빨간색 수술을 힘없이 내려 놓으며 “우리나라에 불행한 일이다. 이제 대중 선동가들이 미국을 둘로 쪼갤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美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 합치자”
4일 오후11시(현지시간)쯤 매케인 후보는 지지자들 앞에서 선거 패배 연설을 했다. 그는 “민주당이 역사적 승리를 함으로써 위대한 일을 해냈다.”며 승복했다. 부인인 신디와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을 옆에 둔 매케인은 “당파 차이는 제쳐 두고 미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고 역설했다.“실망감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실패는 여러분의 것이 아닌 나의 것이다.”며 자신 탓으로 돌렸다.
매케인은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매케인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열심히 싸워 줬다. 앞으로 국정 운영에서 매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그와 함께 일하게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08-11-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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