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jing 2008] 엄마들은 강했다

[Beijing 2008] 엄마들은 강했다

황비웅 기자
입력 2008-08-22 00:00
수정 2008-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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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오성옥·최고령 체조요정·38세 마라토너 등 투혼

“어머니는 올림픽에서도 강했다!”

나이를 잊은 이 시대 어머니들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불굴의 투혼으로 값진 메달을 조국에 선사해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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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에서 연일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오성옥(오른쪽)과 아들 김승구군. 오성옥 미니홈페이지
베이징올림픽에서 연일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오성옥(오른쪽)과 아들 김승구군.
오성옥 미니홈페이지
‘아줌마 군단’ 한국 여자핸드볼의 맏언니인 오성옥(36·히포방크)은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자신보다 열 살이나 어린 선수들과 함께 ‘우생순’신화를 만드는 데 한 몫 해왔다. 은퇴와 복귀를 거듭하면서도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후배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나선 오성옥은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지만 잘 커준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위해서라도 금메달을 따야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올림픽에 나선 어머니들이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동기는 모성애다.‘아줌마 체조요정’으로 불리는 옥사나 추소비티나(33ㆍ독일)는 구 소련과 우즈베키스탄 대표를 거치며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최고령 체조선수다.

그는 백혈병에 걸린 아들 알리샤를 치료하기 위해 독일로 이주했고, 치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은퇴를 미뤘다. 독일 선수로 이번 대회에 나서 체조 도마 은메달을 획득한 그는 “이 메달은 아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해 진한 모성애를 느끼게 했다.

한국의 남현희와 피말리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어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발렌티나 베잘리(34·이탈리아)도 아들을 둔 엄마검객이다. 그는 “엄마를 기다린 세 살배기 아들 피에트로에게 가장 먼저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아들 덕분에 메달을 딸 수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을 돌보는 것도 포기한 채 독한 훈련 끝에 메달을 따내는 ‘슈퍼맘’들은 더 감동적이다.

북한의 안금애를 누르고 여자 유도 52㎏급 금메달을 목에 건 샨동메이(32·중국)는 생후 7개월된 딸 리우 쟈후이를 돌보는 것도 포기한 채 올림픽에 매달려 왔으며 중국 유도선수로는 첫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20년 동안 겪은 고된 훈련으로 왼쪽 무릎에 철심까지 박는 고통을 이겨낸 독한 엄마다.

어머니선수들이 그나마 육아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것은 남편의 도움 덕분이다. 샨동메이의 금메달은 남편인 트레이너 리우 보가 수없이 아내를 매트에 매다 꽂는 훈련을 시키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올림픽 마장마술 개인전에서 3회 연속 우승한 판 그룬스벤(40·네덜란드)도 트레이너이자 코치인남편 셰프 얀센의 도움 덕에 6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출전해 총8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판 그룬스벤과 셰프 얀센 사이에는 현재 두 아이가 있다.

그동안 올림픽 등에서 따낸 금메달만 9개로 이번 대회에서만 3개의 은메달을 목에 건 수영선수 다라 토레스(41·미국) 역시 불굴의 노장투혼을 발휘한 어머니로 두 살배기 딸을 뒀다.

올림픽 여자마라톤 사상 최고령 우승자가 된 콘스탄티나 토메스쿠(38·루마니아)도 열 세살된 아들을 두고 있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08-08-2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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