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싱가포르 여자탁구는 수백명의 원정 응원단의 성원을 등에 업고 세계 최강 중국에 도전했으나 단체전 은메달에 머물렀다.1948년 런던대회를 통해 처음 올림픽 무대에 등장한 뒤 60년 만에 첫 금메달을 꿈꿨지만 ‘만리장성’은 높기만 했다. 그래도 아쉬움보다 기쁨이 컸다.
1960년 로마대회 남자 역도 67.5㎏급에서 ‘싱가포르의 헤라클레스’ 탄호웨량이 은메달을 따낸 뒤 무려 48년 만에 두 번째 메달을 낚았기 때문이다. 결승전을 지켜본 싱가포르체육회 관계자는 “우리가 첫 올림픽 메달을 땄을 때 나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면서 “정말 환상적이고 감격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이번 메달은 ‘중국의 힘’이 컸다는 지적도 있다.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세계 6위 리자웨이(27),7위 왕웨구(28),9위 펑톈웨이(22)가 모두 중국 출신으로 귀화 선수였기 때문이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적을 바꿨던 이들은 싱가포르가 금메달 획득에 내걸었던 100만달러의 절반인 50만달러(약 5억원)를 은메달 보너스로 받게 된다.
싱가포르 여자탁구팀은 선수들도 중국 출신이지만 사령탑도 중국 출신인 류궈둥 감독이었다. 그는 특히 친동생이자 중국 대표팀 사령탑인 류궈량 감독과 금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드민턴 강국 말레이시아도 12년 만에 메달 갈증을 풀었다.1956년 멜버른대회에 처음 등장한 말레이시아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와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배드민턴 종목에서만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낸 바 있다.
베이징에서 메달 가뭄을 털어낸 주인공은 리총웨이(26). 남자단식 세계 2위인 그는 17일 결승에서 세계 1위인 린단(중국)에게 0-2로 무릎을 꿇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총웨이는 정부로부터 30만 링깃(약 9300만원)의 포상금과 함께 매달 연금 3000링깃을 받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