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팜므 파탈’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 여주인공 브리지트 역의 린다 피오렌티노는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도 위험천만한 막다른 궁지로 내몰리고 있음에도 전혀 흔들림 없는 ‘섬뜩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녀는 이 영화로 개봉 당시 격찬을 받았고, 결국 뉴욕비평가협회로부터 최우수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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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네오 느와르(신 느와르)장르에 녹여 자유자재로 요리한 존 달 감독의 정교한 연출력도 돋보인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1편이 제작된 지 5년이 지난 1999년에 감독과 배우를 바꿔 속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매력적인 외모의 브리지트(린다 피오렌티노)와 클레이(빌 풀먼)는 겉으로는 무척 사이가 좋아보이는 젊은 부부다. 하지만 야심많은 브리지트는 남편에게 병원에서 사용하는 코카인을 팔아오라고 시킨 뒤 그 돈을 훔쳐서 도망간다. 브리지트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클레이는 분노에 치를 떤다. 한편, 집을 떠나 작은 마을 베스턴에 도착한 브리지트는 마이크(피터 버그)라는 낯선 남자를 만난다. 마이크는 브리지트에게 한눈에 반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브리지트는 그를 이용하려고 한다. 그에게 바람 피우는 남편들을 청부살해하는 방법으로 큰 돈을 벌어 보자고 제의한 것.
브리지트는 마이크가 자신의 제의에 순순히 응하지 않자, 공무원으로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마이크의 이혼에 얽힌 약점을 알아낸다. 그녀는 마이크의 전처가 재결합을 원하는 것처럼 거짓 편지를 써서 그를 속이고, 결국 그를 앞세워 남편을 살해하고 보험금을 챙기려는 음모를 실행한다.
영화의 대부분은 협소한 공간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언제나 사건은 좁은 술집이나 인물들의 집 안에서 벌어지며 첫 장면부터 배경 설명 없이 숨가쁘게 전개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영화에는 좁은 공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화면 구석구석을 꽉 메우는 여배우의 카리스마 덕분이다. 예컨대, 자신의 뒤를 쫓는 남자에게 음식을 대접하고는 교묘히 남자의 차에 펑크를 내버리는 장면 등은 특히나 그렇다. 익히 봐왔던 팜므파탈들처럼 숙명에 내맡겨진 모습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모색하는 캐릭터가 신선하다.
미국 몬태나주 출신으로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감독은 재학중 배우 빌 풀먼에게 영화수업을 받기도 했으며, 이 작품에 자신의 스승인 풀먼을 직접 출연시켜 화제를 모았다. 이후 감독은 주로 복잡하게 뒤얽힌 플롯과 섬뜩한 악당 캐릭터들을 통해 도덕적인 주제를 다룬 느와르 장르에서 재능을 발휘해오고 있다.SF스릴러 ‘언포게터블’(1996), 맷 데이먼 주연의 ‘라운더스’(1989),‘조이 라이드’(2002) 등이 대표작들이다.96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8-06-0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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